한덕수 “중국, 국제적 룰·기본적 가치에 좀 더 많은 고려해야”

박광연 기자 2023. 5. 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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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거부권’ 건의엔 “신중히 여론 수렴”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 동맹 70주년 리셉션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 “중국이 과거 중국은 아니다”라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이고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국제적 책임은 과거보다 엄청나게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미국과 동맹 강화에 집중하다가 중국·러시아와 관계가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한·미 동맹 강화가) 중·러와 관계를 악화시키기 위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중국은 좀 더 국제적인 룰(규칙)과 전 세계가 공유하고 있는 기본적 가치에도 좀 더 많은 고려를 해야 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타이완(대만) 해역에서의 안정은 동북아시아 안정과 평화에 기여한다”며 “그렇다고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 인식을 바꾼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중국에 대해서는 상호 존중, 상호 이익을 기초로 가까운 주요한 파트너(동반자), 경제 파트너로서 중요한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러시아에 대해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사례는 국제적으로 보편적 가치에 비춰봤을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대한민국도 세계 10위 국가이기 때문에 국제적 연대를 해나가며 보편적 가치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철학과 원칙을 분명히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한 나라와의 관계가 또 한 나라와의 관계 때문에 서로 배제하는 관계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한 총리는 “한·미 동맹간 억지력이 없으면 대한민국이 북한 선의에만 의존해야 하는 일종의 가짜 평화 체제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제는 북한이 나서야 할 때”라고 북한에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한 총리는 오는 7~8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과 관련해 “한·일간 협의해야 할 일들을 계속 해나가는 일환”이라며 “현재로서 결정된 의제를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간호법 제정안이 가결된 데 대해 “충분한 여야 간 검토를 거치지 못하고 통과돼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지와 관련해 “여론 수렴을 더 신중하게 한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전날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분신한 데 대해 “분신 시도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건 정말 안타깝고 마음 아픈 일”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노사가 노력하면서 좋은 노사관계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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