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이 병’ 있다면 딸 비만 위험 ↑(연구)

고대 연구팀, 국내 최초 대규모 연구로 증명

다낭난소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산모에게 이 병이 있으면 출산 후 딸의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산모에게 '다낭난소증후군'이 있으면 딸의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연구팀이 13만 명 이상의 대규모 데이터를 연구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다낭난소증후군은 난소에서 남성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고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가임기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생식내분비 질환이다. 기존에도 이 병을 가진 산모는 비만이나 과체중 등 대사 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 알려져 있었지만, 자녀의 건강과의 연관성이 밝혀진 적은 거의 없었다.

고려대 산부인과 박현태·조금준·류기진 교수 연구팀은 2007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단태아(쌍둥이가 아닌 한 명의 태아)를 출산한 산모들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한 이 들이 출산한 자녀의 생후 42~80개월 체질량 정보를 추적해 비교했다.

산모 13만 1805명을 분석했더니 다낭난소증후군이 있는 산모의 딸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비만일 위험이 1.56배 높았다. 특히 정상체중인 산모가 다낭난소증후군이 있는 경우 딸의 비만 위험은 생후 42~54개월에 1.94배, 66~80개월에 1.85배로 나타났다. 아들을 출산했을 때는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다낭난소증후군과 자녀의 영유아기 비만의 관계를 대규모로 검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산모들은 서양에 비해 다낭난소증후군 환자 중 정상 체중의 비율이 높은데, 이번 연구를 통해 정상 체중의 환자라도 자녀의 비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검증됐다.

연구팀은 "현재 다낭난소증후군 관련 가이드라인에서 자녀의 건강에 대한 위험은 명시하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연구가 쌓이면 가이드라인을 적절하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한국의학저널(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

장자원 기자 (jang@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