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부실한데, 서울보다 비싼 분양가?… 플랫폼시티 호재 통할까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김송이 기자 2023. 5. 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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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시티 개발 전까지 ‘인프라 공백’
”개발 호재 있지만 분양가 너무 높아”

정보 홍수 시대. 부동산 정보도 예외는 아닙니다. 독자들 대신 직접 분양 예정 단지들을 가봅니다. 실수요자가 누구냐에 따라 강점이 약점이 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보여드립니다. 판단은 독자들의 몫입니다.[편집자주]

“지금은 시골인데, 그 분양가는 너무하다고 생각해요.”

2일 오전, 수인분당선 구성역에서 내려 탄천과 횡단보도를 건너 약 13분 만에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건설 현장에 도착했다. 구성역에서 건설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눈에 띄는 고층 건물은 없고, 유동인구도 많지 않아 한적한 동네처럼 보였다.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는 부동산 디벨로퍼 엠디엠(MDM)이 이날부터 특별공급으로 청약 일정에 돌입한 곳이다. DL이앤씨가 시공하며, 지하 3층~지상 32층, 총 999가구 규모다. 이 단지와 탄천을 사이에 두고 ‘용인역 플랫폼시티’ 개발이 진행 중이라 시장의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플랫폼시티는 기흥구 보정동 일대에 273㎡ 규모로 조성되는 개발 사업으로, 판교테크노밸리의 약 4배에 달한다. 플랫폼시티에 지어지는 용인역 복합환승센터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용인역, 분당선 구성역, 경부고속도로, 광역버스가 연계될 예정이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공사현장 / 김송이 기자

◇”비싸도 너무 비싸다”… 전용면적 84㎡ 분양가 12억원대

단지를 둘러싸고 개발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인근 공인중개업소 사이에서는 ‘완판’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높은 분양가 때문이다.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분양가는 인근 지역에서 보기 드문 가격대일 뿐 아니라, 최근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보다 가격대가 높다.

모집공고문에 따르면,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59㎡ 6억1100만~10억400만원 ▲74㎡ 8억800만~10억5900만원 ▲84㎡ 9억1000만~12억3500만원이다. 동과 층에 따라 같은 평형이라도 분양가가 최대 4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전용 84㎡가 718가구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은 높은 분양가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에 초·중·고가 있고 역도 가까워 살기는 좋은 곳이지만,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면서 “아무리 주변에 개발된다지만 아직은 변두리, 시골에 가까운데 업계에서도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이 단지와 맞닿아 있는 ‘구성삼성래미안1차아파트’ 전용 134㎡가 지난달 3일 8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이 단지는 2002년 입주를 시작한 단지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인근 시세보다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분양가가 높은 편이다. 더구나 지난달 서울에서 분양한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디센시아’ 전용 84㎡ 최고 분양가 9억7600만원보다도 27% 높다.

기흥구 신갈동의 한 주민은 “건물이 올라가는 걸 보고 청약 일정이 나오길 기다렸는데 분양가를 보고 포기했다”면서 “앞으로 좋아진다지만 그 분양가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몇 년 후에는 주변 환경이 정비되겠지만 지금은 교통도 불편하고 문화·편의시설을 이용하려면 기흥역이나 죽전역 쪽으로 나가야 해 살기 편하기만 한 동네도 아니다”라고 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공사현장 건너편의 모습. 탄천 너머로 '플랫폼시티'가 조성될 예정이다. / 김송이 기자

◇5년간 인프라 ‘공백’… “아직은 허허벌판”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는 후분양 단지라 내년 4월 입주 예정이다. 여러 편의시설이 들어설 플랫폼시티 준공이 오는 2029년인 점을 고려하면, 입주 후 약 5년간 문화 및 편의시설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선, 구성역 인근에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있지만 다른 대형마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차를 타고 죽전역이나 신갈역까지 나가야 한다. 백화점은 죽전역으로, 영화관은 죽전역이나 기흥역으로 나가야 한다. 사실상 인프라 시설이 입주 시점까지 대부분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교육환경도 아쉽다. 단지를 둘러싸고 마성초와 구성초가 있어 초등학교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 그러나 구성중과 구성고까지는 도보로 15분 이상 걸린다. 인근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10여 개의 학원들이 있지만, 소위 말하는 ‘학원가’를 이용하기 위해선 죽전역이나 수지구청역으로 나가야 한다.

동별 간격이 좁아 일조권이나 조망권에 제한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높은 분양가 외에도 좁은 동별 간격에 대한 우려가 주변에서 많다”면서 “건물 올라가는 것만 봐도 답답함이 느껴진다. 층수와 동에 따라 가격을 촘촘히 나눠놓은 것도 조망권을 고려한 가격 책정인 것 같다”고 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당장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분양가가 너무 높아 당장의 투자가치가 크지 않다”면서 “1순위 청약에서는 대거 미달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기흥역 등의 아파트 가격이 오를 즈음 미분양 물량이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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