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李·宋을 어쩌나`… 宋 자진출두 영장기각 노린 `쇼`
조응천 "지도부 대응 답답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전·현직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중심에 선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해선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점쳐지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사법리스크'의 수렁에 빠진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사퇴요구가 나온다.
송 전 대표는 2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검사실로 향했지만, 검찰은 조사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며 청사 로비에서 돌려보냈다. 10여분 만에 청사 밖으로 나온 송 전 대표는 미리 준비해온 A4 용지 5장 분량의 입장문을 착잡한 표정으로 읽었다.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항변한 것이다.
송 전 대표는 "귀국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검찰은 저를 소환하지 않고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며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당초 공공수사부에서 맡아야 할 수사를 반부패수사에서 하고 있다며 '정치적 기획수사'로 규정했다. 그는 "이재명 수사가 별 효과가 없자 송영길을 표적 삼아 정치적 기획수사에 '올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사의 단초가 된 '이정근 녹취록'도 신빙성이 없다고 평가절하했고 검찰이 자신의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을 통한 개인적 자금 조달 의혹을 수사하는 것을 두고는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먹사연 회원이자 고문으로서 회비와 후원금을 냈지, 한 푼도 먹사연의 돈을 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관석 민주당 의원 등 경선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려고 총 9400만원을 당내에 살포하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캠프 관계자 등을 조사해 자금 조달·전달 과정을 규명한 뒤 송 전 대표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에 이어 송 전 대표에게도 검찰이 구속영창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나와 '송 전 대표에게 구속영장까지 청구될 것이라고 보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이 사건 수사의 최종 목표는 송 전 대표가 아니겠나 싶다"고 답했다.
송 전 대표의 자진출두를 두고도 "장차 있을지도 모르는 구속영장 청구에 대비해 '나는 도주의 의사가 전혀 없고 도주할 수도 없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 구속영장 기각의 명분을 쌓겠다는 것"이라고 봤다.
돈 봉투 의혹을 대하는 지도부의 대응에 대해선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표가 지난 24일 '돈봉투 의혹'에 관한 질문을 받고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돼 가고 있는가"라고 되물은 것에 대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마치 모래에 머리 박고 있는 타조 같은 그런 모습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좀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법 리스크 때문에 이 대표가 지나치게 위축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며 "자신감을 갖고 이 건에 대해서 원칙대로 대응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래야 당이 산다"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선 다시 이 대표의 사퇴론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한 공중파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며 "(이 대표가)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우리가 패배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아니면 12월이나 그사이 언제라도 그만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렇지 않고 충분히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 하면 끝까지 갈 수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3일 의원총회를 열고 '돈 봉투' 문제 등 당내 산적한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논의할 지 방향을 정한다. 김 원내대변인은 "돈 봉투 의혹 등에 대해 의원들께서 상세한 의견을 주시면 의총에서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원내대표께서 그 부분에 대해 안건을 제안하거나 한정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며 "다만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얘기하면 그 주제를 포함시키는 부분까지 논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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