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용산어린이정원'서 기자단과 깜짝 오찬…165일 만에 취재진과 대화

허주열 2023. 5. 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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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돌아보고, 변화 속도 느린 부분 속도 더 낼 것"
"1주년 자화자찬 간담회 안 해…맥주 한잔하는 간담회면 몰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깜짝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개방을 앞둔 용산어린이정원에서 대통령실 출입기자단과 깜작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이 기자단과 대면한 것은 지난해 11월 18일 마지막 도어스테핑(대통령 출근길 문답)이후 165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 40분께부터 70분가량 대통령실 청사 앞 파인그라스 정원에서 기자들과 식사를 함께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윤석열 정부는 서울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 중 대통령실 청사 앞부분을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조성해 오는 4일부터 국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일 대통령실 출입기자단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이곳에 대한 사전 취재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임시 개방하는 반환 부지는 120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금단의 땅'으로, 외국군 주둔의 역사를 끝내고 미래로 나아가는 주권회복의 상징적 장소라는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용산어린이정원 사전 취재 행사 후 진행된 식사 자리에 깜짝 등장해 기자들과 오찬을 하기 전 모두 발언에서 "일하면서 생각을 해 보니까 우리나라의 어린아이들이 많고 뛰어놀 데가 너무 없는 것 같고, 그래서 여기는 어린이정원으로 이름을 붙이고 어린이와 부모나 이런 보호자들과 해서 아이들이 와서 이 잔디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저쪽에 우리가 분수정원을 만들려고 그러는데, 날이 더워지면 아이들이 시청 앞 분수광장처럼 거기에서 놀 수 있게 이렇게 하고, 지금 옛날에 미군이 쓰던 축구장과 야구장이 있다. 저기를 조금 손질해 가지고 유소년 축구대회와 야구시합을 하고 있는데, 가급적 어린이들한테 이 공간을 많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시작이니까 임기 내내 계속 아이들한테 여기에서 뛰어놀게 하면서 부족한 것이 있으면 바꿔나가고, 이렇게 해서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우리 일하는 공간 빼고는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그간의 국정운영과 앞으로의 국정 구상에 대해선 "어느덧 비판도 받고 격려도 받고 하다 보니까 언제 1년 오나 했더니 벌써 1년이 왔다"며 "지난 1년간 우리가 '정권 교체'라는 것이 뭐겠나. 정권을 바꾸는 것은 나라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기 위한 열망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정권이 교체되고 그 정부를 맡아서 과연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가 얼마큼 어떻게 바뀌었느냐, 얼마큼 아주 활기차고 또 얼마큼 더 따뜻해지고, 또 얼마큼 더 미래 세대에게 꿈을 줄 수 있고, 얼마큼 더 사회가 정의롭고 공정해졌는지, 그리고 우리의 안보와 우리 사회의 안전이 얼마큼 더 확보가 됐는지, 이런 것들을 되돌아보고,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는 속도를 더 내고, 또 변화의 방향을 조금 더 수정해야 되는 것은 수정하고, 이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도어스테핑을 중단하면서 기자단과의 직접 소통을 사실상 중단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새해 기자 간담회도 생략했다. 이에 취임 1주년을 맞이해선 간담회나 기자회견을 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번 취임 1주년에 기자 간담회나 회견을 안 하느냐, 그런데 한번 생각을 해 보려고 한다. 저도 우리 용산 스태프한테 취임 1주년을 맞아서 뭐를 했고, 뭐를 했고 하는 그런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해 놔서, 여러분과 그냥 이렇게 맥주나 한잔하면서 얘기하는 그런 기자 간담회면 모르겠는데, 무슨 성과 이래 가지고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척하는 그런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여러분이 지난 1년 많이 도와주어서 가지고 굉장히 감사하고, 앞으로 나라를 더 잘 변화시킬 수 있게 여러분과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함께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은 중단했지만, 그때 만들어진 습관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아침에 도어스테핑할 때, 그게 습관이 돼 가지고 내가 사실 지금도 꼭두새벽에 눈이 뜬다. 그래서 언론 기사 스크린을 다 한다"며 "여전히 지금 용산의 우리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들은 거의 꼭두새벽부터 저의 질문 공세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부족한 점이 당연히 많았을 것이고, 여러분이 함께해 주기를 바라겠다"며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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