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윤재옥·박광온, ‘케미’ 보일까…‘협상파’ 이미지에 협치 기대감 높아
여야 신임 원내대표가 2일 처음으로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온건파’ ‘협상파’로 평가되는 두 사람이 총선 전 대치 국면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해법을 찾을지 관심이 모인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해 “(양당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국민들과 소통한다면 정치 신뢰가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자주 만나고 소통하며 (서로) 다름을 조정하자”고 말했다.
이후 비공개 회동에서 이들은 지난 대선 당시 양당 후보가 내건 공약 가운데 무쟁점 공약을 꼽아 빠르게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위헌 내지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개정되지 않은 법률도 신속히 손보기로 했다. 무쟁점 대선 공약과 위헌·헌법불합치 법률 관련 논의는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진행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두 원내대표의 ‘케미’에 주목하고 있다. 이력만 보면 두 사람 사이에는 크게 닮은 점이 없다. 윤 원내대표는 경남 합천 출생으로, 경찰대 1기 졸업 후 경기경찰청장을 지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남 해남 출신이며 MBC 보도국장을 역임했다. 둘의 공통점은 업무 스타일이다. 두 사람 모두 평소 성품은 온화하지만 일할 때는 뚝심있는 외유내강형이란 평가를 받는다. 윤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로 ‘드루킹 특검법’을 밀어붙인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던 지난해 이른바 ‘검찰 수사권 축소법’(개정검찰청법·형사소송법) 입법 과정에서 추진력을 보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두 사람이 ‘입법 전선’을 그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두 사람이 합리적 협상파라는 유사점이 있어 벼랑 끝 파행까지 이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윤 원내대표가 당선 후 원내대책회의 때 자주 거는 백드롭 구호는 “의회 정치 복원”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윤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선 공통 공약 가운데 쟁점 없는 부분부터 합의를 해서 법안을 만들어 처리하면 그 과정에서 신뢰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실무회담을 하는 원내수석이 모두 강원도를 지역구로 뒀다는 공통점도 있다. 양당 원내수석은 국민의힘 이양수(속초)·민주당 송기헌(원주) 의원으로 모두가 강원 지역 의원인 사례는 처음이다. 원내대표가 굵직한 협상을 맡는다면 원내수석은 실무 차원에서 세부 내용을 조율한다. 두 수석 모두 평소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아 양당 모두에서 협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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