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건강, 금쪽 처방 받았어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나는 동네를 산책할 때 현수막이나 행정복지센터 게시판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편이다.
과연 연령에 맞게 잘 성장하고 있는지, 학교생활에 문제는 없는지, 마음이 힘든 건 없는지, 아이를 키우는 일이 참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직장 다니면서 애 둘셋씩 키우는 엄마들도 있고 이렇게 나라에서 알아서 아이의 건강을 체크해 주는데 나도 참 배부른 투정이다 싶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는 동네를 산책할 때 현수막이나 행정복지센터 게시판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편이다. 혹시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있을까 싶어서다. 그런데 얼마 전 아이가 다니는 학교 근처에서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낯선 글귀의 현수막이 있어 유심히 쳐다보게 되었다.
지역 보건소에서 설치한 현수막의 문구는 ‘2023 찾아가는 학교 체형검진’이었다. 건강검진도 아니고, 신체검사도 아니고, 체력검사도 아니고, 체형검진이라니! 학생들에게 체형검진은 무엇일까 싶어서 해당 보건소에 들어가 체형검진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학생 체형검진은 내가 살고 있는 인천광역시 외에 경기도와 서울, 울산, 충남 등에서 하고 있는데 학업과 장시간 핸드폰 사용 등으로 오는 청소년들의 척추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행하는 거라고 한다.
생각해보니 긴 코로나로 인해 오랜만에 보는 아이의 친구들 중에는 키는 물론이고 체격이 몰라보게 커진 아이들이 많았다. 반에서 키로는 늘 1, 2번을 차지하는 우리 아이도 ‘많이 먹어야 큰다, 살은 나중에 빼면 된다!’는 지론으로 활동량에 비해 너무 먹인 탓인지 키보다는 몸무게를 더 늘이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게다가 임신부처럼 배를 내밀고 걸어서 늘 걱정을 하고 있었던 터라, 학교로 찾아오기까지 하는 체형검진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일단 학교에서 체형검진을 신청하면 체형 측정 및 인식 설문조사를 하게 된다. 이후 간단한 등심대 검사를 한다.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척추의 비틀림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후 검진차량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받게 된다. 체형검진을 기다리며 검색을 해보니, 척추측만증은 사춘기를 전후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이를 방치해 심해질 경우엔 심장 및 폐 기능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한편 올해 5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동 치과주치의 사업도 펼쳐진다. 충치 발생이 잦고 영구치가 완성되는 시기인 초등학교 5학년을 대상으로 치과 병·의원과 협약을 통해 예방 중심의 치과 의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집 금쪽이는 양쪽 어금니가 썩어서 치아공간유지장치를 하고 있는데 치과에서 먹지 말라는 젤리나 초콜릿을 좋아한다. 하지만 양치를 대충해서 엄마인 나와 다툼이 발생하곤 한다. 벌써부터 사춘기에 들어선 건지, “양치해라, 치실해라”는 소리에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말만 툭 던지곤 여전히 양치질은 건성이다.
나는 이참에 잘됐다 싶어, 얼른 덴티아이 어플을 설치하고 인근 치과에 예약을 했다. 치과에 가니, 아니다 다를까 양치를 더 자주, 꼼꼼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게다가 경미한 충치가 2개나 생겼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됐다. 아동 치과주치의 사업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심각한 충치, 더 많은 충치가 생기고 나서야 병원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참 많은 시간과 정성, 관심이 필요하다. 과연 연령에 맞게 잘 성장하고 있는지, 학교생활에 문제는 없는지, 마음이 힘든 건 없는지, 아이를 키우는 일이 참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직장 다니면서 애 둘셋씩 키우는 엄마들도 있고 이렇게 나라에서 알아서 아이의 건강을 체크해 주는데 나도 참 배부른 투정이다 싶다. 앞으로도 나라에서 권장하는 연령에 맞는 검사, 놓치지 말고 잘 받아야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uniquekmj@naver.com
Copyright © 정책브리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