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슬리퍼, 고기굽기…MZ, 직장인 버전 '논쟁 시리즈'

포항CBS 김선영 PD 2023. 5. 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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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깻잎 논쟁' 이어 각종 '직장인 버전 논쟁' 화제
'이어폰 논쟁'…근무시간에 이어폰을 끼고 일해도 되는지
'슬리퍼 논쟁'…슬리퍼를 신고 출근해도 되는지
'고기 논쟁'…회식때 누가 고기를 뒤집어야 하는지
직장내 '갈등'보다는 '이야깃거리'…다양한 의견 조화돼야
■ 방송: 포항CBS <유상원의 톡톡동해안> FM 91.5 (17:05~17:30)
■ 진행: 유상원 아나운서
■ 제작: 김선영PD
■ 대담: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박소영 학생

◇ 유상원> 이어서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 '박소영' 학생입니다. 안녕하세요.

◆ 박소영> 안녕하세요.


◇ 유상원> 오늘 준비한 주제가 논쟁이에요?

◆ 박소영> 오늘 논쟁 시리즈 시즌 2 가져왔습니다.

◇ 유상원> 시즌 2면, 시즌 1도 있었나요?

◆ 박소영> 네, 작년에는 깻잎논쟁과 지퍼논쟁, 새우논쟁을 소개해드렸는데요.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가 있는 친구에게 깻잎을 떼어줘도 되는지, 지퍼를 올려줘도 되는지, 새우를 까줘도 되는지에 대해 yes or no를 고르는 것이었죠. 이번에는 커플 사이에서의 선택이 아닌 직장인 버전으로 가져왔습니다.

깻잎논쟁. 캐릿 캡처


◇ 유상원> 직장인 버전이요? 그러면 직장인 버전 깻잎논쟁인가요? 

◆ 박소영> 깻잎논쟁은 아니고요. 이어폰 논쟁, 고기 논쟁, 슬리퍼 논쟁까지 이렇게 세 가지를 가져왔습니다.

◇ 유상원> 저도 직장인이니까 어떤 내용일지 궁금한데, 설명을 하나씩 해볼까요? 

◆ 박소영> 네, 우선 이어폰 논쟁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직장인 논쟁 중에 가장 대표적인 논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간단히 말해 회사에 출근해서 근무시간에 이어폰을 끼고 일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를 논하는 것입니다. 

이어폰.


코미디 방송 SNL에서 MZ세대를 대표하는 한 회사원이 회사에서 에어팟을 끼고 일을 하는 장면이 화제가 된 것인데요. 이후 온라인상에서 직장인들 간 찬반논쟁이 뜨겁게 일어났습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어폰을 꽂고 일하다가 상사가 하는 말을 듣지 못할 수도 있고, 회사에서 이어폰을 꽂는 것 자체가 예의가 없이 보일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요. 또 다른 입장은 이어폰을 꽂아야 일의 능률이 높아지고, 이어폰을 꽂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는 주장이었습니다.

◇ 유상원> 실제로 회사에서 이어폰을 꽂고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가봐요?

◆ 박소영>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어폰 논쟁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는데요. 50명 중 38명이 이어폰을 꽂고 일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아나운서님은 이 논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유상원> 저는 찬성이에요. 방송국에서는 이어폰을 꽂고 일을 하는 것이 흔하거든요. 노래도 들어야 하고, 뉴스 모니터도 해야하고. 저는 찬성하는 입장인데,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조금 논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 박소영> 그렇군요. 저는 아직 직장생활을 시작하진 않아서 회사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르지만 상상해봤을 때, 이어폰을 꼈을 때 다른 분들이 저한테 하는 얘기를 놓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이어폰을 끼면 집중이 잘 되는 것도 맞거든요. 이어폰 논쟁에서 한 가지 더 얘기해볼 수 있는 점은 이어폰 논쟁을 통해 볼 수 있는 MZ세대의 특징입니다.

◇ 유상원> 특징이요. 어떤 특징일까요?

◆ 박소영> 바로 극강의 효율을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저도 평소에 노래를 들으면서 할 때 일이 더 잘 풀릴 때가 있는데요. 이어폰을 끼면 일이 잘 되니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을 신경쓰기보다, 일을 잘 하는 것으로 내가 나를 증명하겠다는 것이죠.

◇ 유상원> 학창시절 때 음악 들으면서 공부하셨죠?

◆ 박소영> 네.

◇ 유상원>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일을 할 때도 어느정도 능률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 박소영> 그럴 수도 있겠네요.

◇ 유상원> 효율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의 특징도 함께 살펴볼 수 있군요. 흥미로운데요? 다음 논쟁주제는 뭔가요?

◆ 박소영> 다음 주제도 이어폰 논쟁과 비슷한데요. 슬리퍼를 신고 출근을 해도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유상원> 슬리퍼를 신고 출근이요? 오 이건 논쟁거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직장 정서에는 잘 맞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 박소영>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요. 저를 설득시킨 말은 이겁니다. 어차피 회사에서 슬리퍼로 갈아신을거, 집에서부터 신고 오면 안 되는 걸까요? 회사에 오자마자 갈아신고, 출근할 때와 퇴근할 때만 슬리퍼가 아닌거면 굳이 구두를 신고 불편하게 출근을 해야 하냐는 것이죠. 저도 처음에 '에이 슬리퍼 출근은 아니지'라고 생각했는데, 이 말을 듣고 '어 그럴 수도 있겠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유상원> 소영학생 학창시절 때 슬리퍼 신고 학교 다니셨죠? 집에서 슬리퍼 신고 학교가고?

◆ 박소영> 네 맞습니다.

◇ 유상원> MZ세대들이 그렇게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직장에서도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슬리퍼 안 신었거든요. 그런 차이들이 있어서 이게 논쟁이 되는 것 같아요. 

◆ 박소영> 맞는 것 같아요. 어떻게 살아 왔는지에 따라서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네요.

◇ 유상원> 어차피 갈아신을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또 다른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박소영> 그렇죠. 이게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논쟁들이 화제가 되고 꾸준히 토론이 이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유상원> 재밌네요. 다음 논쟁은 무엇인가요?

◆ 박소영> 다음 논쟁은 고기 논쟁입니다. 회사에서 회식을 갔을 때 고기를 누가 뒤집어야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삼겹살.


◇ 유상원> 회식을 갔을 때 누가 고기를 뒤집어야 하는지요? 토론주제가 정말 창의적인 것 같아요. 

◆ 박소영> 저도 동의합니다. 이 논쟁 역시 SNL의 꽁트에서 시작된 것인데요. 꽁트에서는 회식을 갔을 때 다른 직원들은 인턴에게 고기를 빨리 뒤집으라고 눈치를 주지만, 인턴은 아무 생각 없이 고기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인턴이 빨리 고기를 뒤집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회사 내의 암묵적인 규칙을 어기는 행동인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이 방송을 보고 공감도 되는 한편 고기 굽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인턴부터 시작할테니까요. 한국 사회에서는 어른들과 함께 고기를 먹으러 갔을 때 젊은 사람들이 고기를 굽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생각했는데요. 이렇게 방송으로 보니까 느낌이 또 다르더라구요.

◇ 유상원> 조금 과장된 면도 있었겠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이 주제에 대해 토론할 정도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하네요. 실제로 회식에 가면 나이에 상관 없이, 직급에 상관 없이 그냥 고기 가까이 있는 사람, 내가 있는 쪽에 집게와 가위가 있으면 그냥 그 사람이 자연스럽게 굽게 되는 것 같아요. 

◆ 박소영> 그런가요? 저도 주위 친구들한테 고기 먹으러 갈 때 너희가 굽냐고 물어봤는데, 항상 그런 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친구들은 잘 구울 자신이 없고, 나서서 굽는 걸 튀는 거라고 생각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괜히 나섰다가 고기를 다 태우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합니다. 저도 빨리 취직을 해서 이 논란들이 진짜 논란이 될 만한 것들인지 빨리 알아보고 싶어요.

◇ 유상원> 일단 식당에 앉으면 서빙해주시는 분께 "집게와 가위는 저 사람에게 주세요"라고 말하면 내가 안 굽게 되요.

◆ 박소영> 그런 꿀팀 감사합니다.
'
◇ 유상원> 네 아무튼, 논쟁이라는게 내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시키는 재미가 있잖아요. 제 주위 사람들에게도 이런 논쟁들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면 재밌을 것 같네요.

◆ 박소영> 좋습니다! 저도 엄마,아빠랑 한 번 얘기해보려구요. 제 친구들 중에서는 그래도 조금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이런 논쟁에서 보수적인 입장, 그러니까 이어폰을 꽂고 일하면 안 된다, 슬리퍼를 신고 출근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가진 청년들을 '젊은 꼰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유상원> 서로 이렇게 얘기하면 기분 나빠하진 않나요?

◆ 박소영> 기분 나빠하진 않고 서로의 생각을 흥미롭게 듣는 것 같아요.

◇ 유상원> 마지막으로 소영학생은 이런 논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은데요?

◆ 박소영> 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논란들을 가지고 '기성세대는 이렇게 생각하고, MZ세대는 저렇게 생각할거야'라고 규정되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생각하는 건 아니니까요. "MZ는 이렇게 생각하잖아!"라고 일반화 시키는 것은 위험합니다. 저도 MZ세대이지만 모든 논란에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진 않으니까요. 이렇게 한 세대 안에서도 의견이 나뉘는 것이 논쟁들의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저도 그렇고 제 친구들 얘기를 들어봐도 '어, 너는 MZ인데 왜 그렇게 생각해?'라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거든요. 그런 말과 생각들이 MZ세대에게도 부담을 주고 기성세대에게도 피로감을 주는 건 아닐지 조금 걱정도 됩니다. 이런 논쟁들을 갈등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그냥 가볍게 나눌 수 있는 이야깃거리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유상원> 사실 다양한 의견들이 서로 인정이 되고 조화가 되는 게 바람직한 세상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박소영> 맞습니다.

◇ 유상원> 네, 오늘 청정수에서는 직장인 버전의 깻잎논쟁. 이어폰 논쟁, 슬리퍼 논쟁, 고기 논쟁에 대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한동대학교 박소영 학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소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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