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와 회동 선그은 윤 대통령, 358일째 협치는 없다
이재명 대표 빼고 여야 원내대표와 만나겠다 제안
박 원내대표 “당 대표부터 만나는 것이 순서”
윤 대통령, 오늘 여당 지도부 초청 만찬 예정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358일째가 되는 2일까지 야당 지도부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12년 만에 미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도 야당 지도부와 나눌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2일 국회를 찾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최대 관심사는 윤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 회동 성사 여부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방미 성과와 관련해 야당 지도부를 만나서 설명하는 자리가 있나’라는 질문에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가 된다면 대통령실로서야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지난 1년 동안 윤 대통령과 야당 대표 회동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 회동이 대화의 정치 복원의 출발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좋은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러나 비공개 만남 후 이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정부 초창기에 윤 대통령이 민주당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만나는 시도를 한 번 했는데 그때 안 됐다”면서 “그때 이후로 사실 좀 경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정무수석은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하면 (윤 대통령이 그들과) 만날 수 있고 여야 원내대표가 따로 만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부르면 올 수도 있다고 했다”면서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당대표를 먼저 만나는 것이 순서라고 명확하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간 만남이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가능성에는 선을 그은 채 박 원내대표는 여당 원내대표와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소극적인 의지를 드러냈고,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의 만남이 먼저라고 거절했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정상회담에서 돌아온 뒤 여야 지도부를 만나 성과를 공유하곤 했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총 3번의 방미 정상회담 중 2번 여야 대표를 불러 회담 성과를 공유했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세 차례 미국에서 돌아와 모두 여야 대표와 만났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각각 2번 중 1번, 4번 중 2번 여·야 대표들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하며 미국 국빈 방문 성과를 공유한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을 비롯해 정책위의장과 원내대변인, 원내부대표단 등 여당 지도부가 총출동한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방미 성과를 직접 설명하고 당 차원의 지원과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https://www.khan.co.kr/politics/politics-general/article/202304301832011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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