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임무 나선 우주의 별종들…볼거리 가득 '가오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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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특별했다면 좋았을 거야 / 넌 너무 특별하니까 / 하지만 난 소름 끼칠 만큼 별로인 사람이지 / 난 별종이야."
하지만 가디언즈 이야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는 바로 로켓이다.
하지만 에볼루셔너리는 로켓의 꿈을 산산조각 낸다.
하지만 최종편 후반부로 가면서 로켓은 비로소 자기 뿌리를 마주하고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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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나도 특별했다면 좋았을 거야 / 넌 너무 특별하니까 / 하지만 난 소름 끼칠 만큼 별로인 사람이지 / 난 별종이야."
어깨를 축 늘어뜨린 로켓이 귓가에 들리는 라디오 헤드의 '크립'(creep)을 작게 따라부른다. 음악 소리는 점점 커진다. 로켓의 목소리도 구슬퍼진다.
"난 여기서 뭘 하는 걸까 / 난 이 세계에 속해 있지 않아."
로켓은 노래를 멈추고 본부로 들어선다. 술독에 빠져 사는 피터 퀼(크리스 프랫 분)은 로켓을 보자 "더러운 너구리"라며 위악을 부린다. 로켓은 늘 그래왔듯 자신은 너구리가 아니라고 맞받아친다.
마블 스튜디오 신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는 10년을 이어온 시리즈의 최종편이다. 연인 가모라(조이 살다나)를 잃고 슬픔에 빠진 피터가 동료들과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임무에 나서는 이야기다. 플롯만 보면 전편들처럼 피터가 극의 중심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디언즈 이야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는 바로 로켓이다.
영화는 사육장에 갇힌 아기 시절 로켓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로켓은 평범하고 이름 없는 너구리였다. 그러나 완벽한 생명체만의 세상을 꿈꾸는 하이 에볼루셔너리(추쿠디 이우지)에 의해 로켓은 반인반수 사이보그가 된다.
비슷한 처지인 라일라, 플로어, 티프스는 공포에 질려 바들바들 떠는 로켓을 위로한다. 서로를 의지하며 모두는 친구가 된다. 친구들 덕에 로켓은 언젠가 파란 하늘을 보리라는 희망을 가진다. 하늘 너머 우주를 누비겠다는 꿈을 담아 스스로 로켓이란 이름도 지어준다. 하지만 에볼루셔너리는 로켓의 꿈을 산산조각 낸다.
세월이 흘러 로켓이 가디언즈 일원이 된 지금도 에볼루셔너리의 추적은 끝나지 않는다. 수하 아담 워록(윌 폴터)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로켓은 큰 상처를 입는다. 가디언즈는 로켓을 살리기 위해 에볼루셔너리가 있는 오르고 본부로 향한다.
시리즈를 모두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은 왜 로켓을 최종편의 주인공으로 택했을까. 어쩌면 세상의 모든 별종에게 '조금 이상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건네기 위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가디언즈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가장 이상하고 어딘가 결핍된 인물들로 구성됐다. 틈만 나면 사고 치는 무법자, 우주 최강 악당의 딸, 나무 괴물, 머리는 나쁘고 힘만 좋은 범죄자가 이들의 과거다.
억만장자 히어로(아이언맨)나 거미 인간(스파이더맨), 신의 아들(토르), 초인이 된 군인(캡틴 아메리카)처럼 슈퍼히어로다운 서사는 없다. 겉모습 역시 지구인 관점에서 보자면 해괴하기 짝이 없다.
로켓은 이 이상한 집단의 대표 격이다. 하지만 친구에게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하다. 아닌 척하지만, 그들을 위해선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다. 로켓이 지구를 넘어 은하계(galaxy)의 수호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영화 속 대사처럼 언제나 주인공은 로켓이었다. 그만 몰랐을 뿐.
이 영화는 로켓이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이기도 하다. 로켓은 너구리도 사람도 아닌 존재로 주변을 맴돌았다. 자신을 너구리 취급하는 이들에게 화를 내고 자기 자신마저 속여 왔다. 하지만 최종편 후반부로 가면서 로켓은 비로소 자기 뿌리를 마주하고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해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 3'가 메시지에만 치중한 작품은 아니다. 오락적 요소도 가득하다. 마블 주특기인 화려한 액션과 딴 세상에 떨어진 듯한 느낌을 주는 시각 효과가 눈을 즐겁게 한다. 가디언즈가 모두 모여 적과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는 것은 이번 편이 마지막이다.
3일 개봉. 150분. 12세 관람가.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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