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1년이면 GDP감소에 이른다
■ 놀랍기도, 놀랍지 않기도 한 금리 인상
한국의 기준금리는 2021년 0.5%까지 내렸다가 현재 3.5%까지 높아졌다. 3%p 인상했다. 최종 인상폭이 3%p에 그친다면, 3.5%인 현 기준금리 수준이나 인상폭 자체가 아주 크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인상적인 것은 속도다. 미국의 속도를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 중앙은행 역사에서 복수의 빅스텝을 포함해 이렇게 빠르게 금리 인상을 한 적은 없었다. (2008년 기준금리 제도 도입 이후)
■ 이 금리가 GDP 감소로 이어질 것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인상의 목적이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한 것이었고, 물가를 잡는다는 것은 과열된 경기를 강제로 꺼뜨린단 것이다. 당연히 경기는 침체된다.
경로는 여러 가지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금리가 올라간다. 돈을 빌리는 기회비용인 이자가 많아진다. 소비가 줄어들고, 투자도 줄어들고, 생산도 줄어드는 것이 자연스럽다. 소비 감소와 투자 감소, 생산 감소가 모두 GDP 감소를 의미한다.
궁금한 것은 '얼마나 감소시키고, 그렇게 감소시키는 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다.
■ ①금리 1%p 인상의 수요효과
- 주택가격을 3.9% 떨어지게 한다.
- 1년이 지나야 그 효과가 온전히 반영된다.
KDI가 바로 이 부분에 집중한 보고서를 내놨다. 금리 인상이 '주택경기'에 영향을 미쳐 'GDP' 감소로 이어지는 경로를 계산했다.
금리 인상이 주택 수요에 미치는 영향부터. 우선 금리 1%p가 오르면 주택 가격은 3.9%가 떨어진다. 대출금리가 높아지니 수요가 줄고, 그에 따라 주택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다.
이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금리 인상 시점(1분기)에는 -0.6%p 정도의 효과가 나타나고, 이후 서서히 반영된다. 그리하여 그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시점은 인상으로부터 4분기가 지난 뒤, 즉 1년 뒤다. 이때 비로소 -3.9% 효과가 나타나고 이후 이 효과는 점점 줄어든다.
그러면 금리가 주택 가격에 미친 총 영향은 어떻게 될까. 1%p 인상이 가격 3.9% 인하로 이어진다면, 우리 기준금리는 실제로 3%p 인하했으니 곱하기 3해서 11.7% 인하로 이어질 것인가? 라고 물었다.
KDI 황세진 전문위원은 이론적으로 연구 결과의 의미 자체만 보면 그렇다고 했다. 다만, 현 수준에서 얼마나 더 떨어질 것인지를 예측하는 지표는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달라고 했다. 우선은 -3.9%라는 숫자 자체가 1년 뒤, 효과가 극대화되었을 때의 최대치이기 때문이다. 또, 연구 모델에 사용된 여러 전제조건과 현실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 ②금리 1%p 인상의 공급 효과
-주택 착공 증가율을 7.4%p 하락시킨다.
-1년이 지나야 그 효과가 온전히 반영된다.
이번엔 공급 효과다. KDI는 주택착공 증가율을 건설경기 침체를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했다. 다른 지표는 '인허가'나 '수주'가 있는데, KDI는 인허가는 허가 뒤 실제 공사까지 걸리는 기간이 상이 하고, 수주 경우는 공사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주택 착공 증가율이 적당한 지표라고 봤다.
그리고 주택가격 1%p의 증가는 주택 착공 증가율을 7.4%p 하락시킨다. 역시 금리 인상 즉시 5.1%p를 하락시키고, 1년이 지났을 때 최종적으로 7.4%P 감소시킨 뒤 그 충격은 조금씩 잦아든다.
이번에도 역시 금리 인상 효과가 반영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년이다. 그래프에 음영 영역이 있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체적인 변동폭이 함께 변할 수 있어서다. 음영의 영역이 90% 수준의 확실성을 의미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금리 인상의 주택 수요와 공급 요인 모두를 알아보았는데, 이 가운데 GDP 변화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급 쪽 효과다. GDP는 '생산한 재화 및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한' 수치이므로, 주택 착공의 감소로 인한 주택 공급량 감소로 측정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 건설침체 거쳐 올해 GDP는 0.3%p 떨어지고, 내년은 0.4~0.5%p 떨어진다
KDI는 두 가지 시나리오로 계산했다. 파란 1번 시나리오는 '올해는 더는 금리가 오르지 않고, 내년에 금리가 매 분기 한 차례씩, 총 1%p 하락하는 상황을 전제했다. 빨간 1번 시나리오는 '올해 금리가 한 번 더 오르고, 내년에는 두 번, 총 0.5%p 하락하는 상황을 전제했다.
둘 다 올해, 2023년 GDP 감소는 0.3%p 수준일 것으로 계산됐다. 내년은 1번 시나리오에서 0.4%p, 2번 시나리오에서 0.5%p 하락한다.
기록해둘 만한 점은 둘 다 올해보다 내년의 충격이 크다는 점이다. 금리의 절대 수준 자체는 내려가더라도, 전체적인 GDP 충격은 더 크단 이야기다.
앞서 살펴보았듯, 금리 인상의 효과가 건설 경기 침체를 거쳐 GDP 감소로 이어지는 데는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차는 대략 1년이다.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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