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카드사 실적 '울상'…1위 지킨 신한카드 '선방'

이명철 2023. 5. 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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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삼성·국민·우리·하나 순이익 4600억, 전년대비 23%↓
수수료이익 견조했지만 여전채 금리 상승에 이자비용 증가
연체율 오르며 5700억대 충당금 쌓아…2분기 전망도 흐려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1분기 주요 카드사들의 실적이 1년새 고꾸라졌다. 카드 수수료 이익 등은 견조했지만 자금 조달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고금리 여파로 카드 연체율이 상승함에 따라 대출 부실에 대응하기 위한 충당금 전입 규모도 늘면서 순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부진속 신한카드 1위 지켜…삼성·국민 등 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업카드사 중 지금까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5개(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46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5957억에 비해 22.7%(1355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5곳 모두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줄었다.

신한카드는 1분기 순이익이 166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해 1분기 대비 5.2%(92억원) 축소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카드 실적에 대해 “급격한 조달비용 증가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충당금을 더 쌓느라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했다”면서도 “신용판매·대출상품·리스 등 여러 분야에서 고른 영업 이익을 낸 것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올 초 취임한 문동권 사장이 받은 첫 성적표로, 성공적이라는 게 내부 평가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1분기보다 9.5% 감소한 145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어 국민카드가 820억원(전년동기대비 –31.0%), 우리카드 458억원(-46.4%), 하나카드 202억원(-63.0%) 등 순이다.

카드사들의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카드 승인 금액은 277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5% 증가했다. 4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카드수수료이익도 3510억원으로 전년동기 3513억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매출 자체는 크게 꺾이지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저조했던 이유는 조달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통상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가 크게 올라 타격을 받았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무보증 여전채(금융채Ⅱ·AA+) 3년물의 평가사 평균 금리는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최고 2%대 후반에 형성됐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11월초에는 최고 6%를 넘기기도 했다.

올해 1월 5%대를 기록한 후 3월에는 4%대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하반기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삼성카드의 이자비용은 1분기 1208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32.6%나 증가했다.

고금리 여파는 연체율 상승으로도 이어진다. 카드론 등 대출을 받은 채무자들이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5개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0.83%에서 올해 1분기 1.23%로 크게 올랐다. 신한카드가 1.37%로 가장 높고 이어 우리카드 1.35%, 국민카드 1.19% 등 순이다. 삼성카드는 1.1%로 가장 낮았지만 지난해 1분기(0.7%)보다는 상승했다.

애플페이 업은 현대카드, 1분기 실적 관심

연체율이 늘어나니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쌓은 것도 이익에는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5개 카드사가 올해 1분기 쌓은 대손비용인 충당금은 576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3577억원)보다 61.3%나 증가했다. 신한카드가 1910억원, 삼성카드 1896억원, 국민카드 1782억원, 하나카드 1047억원, 우리카드 1030억원 순으로 많았다.

우리금융의 경우 충당금 성격의 신용손실에대한손상차손은 우리은행(795억원)보다 우리카드가 더 많았다. 그만큼 카드 업계의 리스크 관리가 관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올해 2분기에도 업황의 개선은 요원하다는 판단이다.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4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신용판매 사업수익은 양호하겠지만 조달 비용이 더 확대되고 대손비용 부담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한편 올해 3월 출시한 애플페이와 사실상 독점 계약을 맺으며 관심을 모았던 현대카드의 실적도 관심거리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540억원으로 전체 5위에 그친 바 있다. 최근 애플페이 효과에 힘입어 신규 회원수가 크게 증가한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대카드는 이달 중순께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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