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허파’ 아마존 지키기 나선 브라질, “불법광업과의 전쟁”…원주민마을 공격 총격전으로 5명 사망
브라질 정부가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을 지키기 위해 불법 광산업자들과의 전쟁에 나선 가운데 아마존 원주민 마을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해 최소 5명이 숨졌다.
1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G1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유혈사태는 지난 29일 불법 채굴업자들이 아마존 원주민 영토 야노마미 마을을 습격하면서 시작됐다. 무장한 광부들이 원주민들에게 총격을 가하면서 야노마미족 1명이 숨졌고, 3명이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브라질 인권부 장관은 “이 야만적 행태는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고위급 대표단을 현지에 급파했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30일에도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브라질연방 고속도로경찰(PRF)이 환경보호단체와 함께 야노마미 마을에 있는 불법 광산을 급습하는 과정에 총격전이 벌어져 4명의 광부가 숨졌다. 경찰은 “경찰 헬리콥터가 착륙을 시도할 때 중무장한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며, 대응 사격을 하는 과정에서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잇따른 유혈사태가 아마존을 구하려는 브라질 정부의 노력이 처한 도전과 위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야노마미 마을은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 사업을 무분별하게 허가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시절부터 극심한 위협에 처한 곳이다. 금을 노리고 몰려온 불법 채굴업자들 때문에 말라리아가 퍼지면서 어린이 사망률이 증가했고, 나무들이 무더기로 잘려나갔다. 브라질 국립공간연구소(INPE)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브라질에서는 2만4906㎢ 이상의 삼림 면적이 파괴됐다.
이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취임 당시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아마존에 대한 감시·감독을 다시 시작하고, 원주민의 토지를 훼손하는 모든 환경 범죄에 대응하겠다”며 “지구에는 숨 쉬는 열대우림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마존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원주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불법 채굴을 ‘집단학살 시도’라고 비판하며, 이들의 강제 퇴거를 위해 군대를 동원하고 있다. 브라질 당국에 따르면 룰라 정부의 이 같은 노력 속에 1월 이후 아마존 열대우림 내에서 활동하는 불법 채굴업자 90%가 떠났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28일에는 브라질 원주민들의 영토권을 보장하는 원주민 토지 경계 설정 법령 승인서에 서명했다. 그는 “아마존 삼림 벌채를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서 숲의 수호자로서의 원주민이 필요하다”면서 “원주민 영토 확보를 위한 투쟁은 자연과 원주민 권리 보호를 위한 투쟁으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광산업자들 때문에 원주민 마을에서의 유혈 사태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룰라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아마존의 삼림파괴가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이미 파괴된 열대우림의 복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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