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 봐줘라”...지인 성적 조작한 교수 등 4명 벌금형
지인의 아내가 학위를 딸 수 있도록 성적과 출석일수 등을 조작한 대학교수 등 4명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5단독 정진우 판사는 2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경북 모 대학 시각디자인학과장 A(63)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A씨 선배의 아내이자 편입생이었던 B(59)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A씨의 범행을 도운 같은 과 교수 2명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B씨가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음에도 C~B+ 수준의 학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B씨가 타인의 작품 2점을 졸업 작품으로 제출했음에도 이를 문제삼지 않았고, 자신 외에 B씨의 졸업논문을 심사한 교수가 없음에도 졸업 요건 충족을 위해 교수 2명의 서명을 대신 날인한 혐의도 받았다.
B씨가 이 같은 특혜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A씨의 지인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대학 선배의 아내인 B씨가 당시 서울에서 사업체를 운영했기에 수업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학과 교수와 강사들에게 “(B씨에게)편의를 봐주라”고 지시했다. B씨는 수업에 거의 참석하지 않고, 졸업 심사에 타인의 작품을 제출하고도 A씨 등의 도움을 통해 지난 2016년 2월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2018년 해당 학과의 또다른 교수가 ‘학위 장사’ 의혹을 제기하며 대학 측에 진상 조사를 요구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알려졌다. 지난 3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대구지검 측은 A씨 등에게 징역형을 구형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 판사는 “학과장인 A씨가 학생인 B씨의 학점 취득을 위해 주도적으로 범행하며 학교의 업무를 방해했다”면서도 “A씨 등이 초범이며 범행을 인정하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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