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200% 성장' 에코프로의 '양극재' 다음 카드는 '전구체'

최경민 기자 2023. 5. 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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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이차전지 양극재를 앞세워 상승세를 타온 에코프로가 '전구체'로 다음 승부수를 띄운다. 전구체 생산 계열사를 상장해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생산 능력을 4배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생산능력 4배 확대
에코프로는 2일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8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2조644억원으로 203% 늘었다. 지난달 발표한 잠정 실적(매출액 2조589억원, 영업이익 1796억원) 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에코프로는 실적발표와 동시에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IPO(기업공개)를 공식화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통과, 금융위원회 증권신고서 제출 등의 과정을 거친 후 공모를 진행할 수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IPO 이유에 대해 회사 측은 △가격 경쟁력이 높은 원료의 전략적 선택 △전구체 중국 의존도 최소화를 통한 배터리 소재 산업 기반 강화 등을 꼽았다. 전구체는 양극재가 되기 직전의 물질로, 양극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는 고부가 가치 상품이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지금까지 7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해와 '탈중국' 요구가 높았던 물질이기도 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전구체 생산능력을 4배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각 2개씩 있는 전구체 생산 및 원재료 추출 공장을 각 4개로 늘린다. 2027년까지 전구체 생산능력을 현재 5만톤에서 21만톤으로, 원재료 추출 능력을 현재 3만6000톤에서 20만7000톤으로 끌어올리는 게 계획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미래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이라며 "적극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양극재 글로벌 1위 유지에 필요한 전구체 공급 및 외부판매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견고한 양극재 밸류체인, 호실적 이끌어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전경
호실적은 기존 양극재 사업이 이끌었다. 에코프로는 하이니켈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및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모두 생산한다. 양극재를 만드는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전지재료사업 생태계 운영 안정화를 통한 매출액 및 영업이익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전기차(EV)용 양극재 판매량 증가로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EV용 양극재 수요 상승세는 견조하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미국 IRA(인플레이션방지법)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IRA에 따르면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 북미 지역 내 생산 및 조립 △핵심광물의 40% 이상 북미 또는 FTA(자유무역협정) 체결국 내 추출 혹은 가공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전기차 구매 시 각각 3750달러씩 총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에코프로는 현재 인도네시아·호주·칠레·중국 등에서 원료를 들여와 미국과 FTA 국가인 한국에서 가공을 하고 있는데, IRA 보조금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자체 파악하고 있다. 특히 니켈 등을 확보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같은 국가가 향후 IRA상 FTA 국가와 같은 위치를 확보할 경우 보다 수월하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평가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국내 전지재료 생태계 운영으로 IRA 대응에 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며 "중장기 업스트림(upstream, 원재료) 전략 추진 및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핵심광물 비율 충족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2027년 연매출 30조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양극재 생산 규모를 연 71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전구체 33%, 니켈 31%, 리튬 26%을 자체적으로 내재화하는 것 역시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가공, 전구체, 양극재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한 게 에코프로의 가장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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