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 주범 CFD 대수술

이윤희 2023. 5. 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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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최근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장외파생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선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거래소 관계 임원 회의를 열고 최근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신속한 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의 시세조종 수법, 공모 여부 등을 명백히 밝히고 CFD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철저하게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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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주체 드러나지 않아
불공정거래에 악용 지적
김소영 "신속한 조사로
수법 밝히고 제도 보완"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관계 임원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무더기 주가 폭락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에 참여한 개인전문투자자가 2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이 앞서 경고를 했지만 투자자는 1년 새 두배로 늘었다.

증권사들은 앞다투어 CFD를 홍보했다. 하지만 이번 주가 폭락사태로 CFD가 주가조작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CFD 관련 제도 개선을 선언했다. 소액주주 단체 역시 CFD의 전면 보완이나 한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제도 개선…"신속하고 선제적으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거래소 관계 임원 회의를 열고 최근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신속한 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의 시세조종 수법, 공모 여부 등을 명백히 밝히고 CFD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철저하게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 사건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최근 제기되는 CFD의 제도상 보완 필요 사항을 우선 검토해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보완하고, 추후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CFD는 주식 없이도 증권사를 통해 레버리지 투자(빚투)를 할 수있는 장외파생상품 거래다. 증거금 40%를 납부하면 차입(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용융자와 유사하지만, 신용융자와 달리 증권사의 신용 공여 한도에 포함되지 않고 종목별 매수 잔량 등도 공시되지 않는다. 투자자 대부분이 개인 투자자로 구성돼 있음에도 외국계 증권사 등 기관이 매수한 것으로 표기돼 투자 주체가 드러나지 않아 불공정거래에 악용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부위원장은 "CFD가 일부 작전세력 등에 의해 유동성이 낮은 종목, 공매도 금지 종목 등에 악용될 경우, 통정매매 등을 통한 시세 상승 등 불공정거래에 취약할 수 있다"며 "이번처럼 급격한 주가 하락 시 주가 하락 폭이 더욱 확대되면서 투자자뿐만 아니라 증권사 위험 관리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개인투자자 대표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CFD 상품의 한시적 중단을 촉구했다. 정의연 한투연 대표는 "편법으로 시장을 교란시켜 극소수 투자자에게 이익을 주는 반면, 그로 인한 피해는 시장 전체가 떠안아야 하는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 이번 CFD 사태의 본질"이라며 이 "우리 자본시장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갈 때까지 CFD 상품의 완전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래 규모 1년새 40조원 증가…경고도 안먹혀

CFD는 참여자 수나 거래규모가 급성장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작성한 '2022년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중 CFD 거래 규모는 70조1000억원으로 2020년의 30조9000억원 대비 2.3배로 늘었다.

CFD 거래가 허용된 개인전문투자자도 2020년 말 1만1626명에서 2021년 말 2만4365명으로 1년 사이에 두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2021년에는 CFD 전체 거래대금 중 개인전문투자자가 전체의 97.8%를 차지해 개인 투자가 거의 전부였다.

2021년 말 기준 CFD 거래 잔액은 5조4000억원으로 2020년 말의 4조8000억원 대비 13.1%(6000억원) 증가했다. CFD 영업 증권사 또한 2019년 말 4개사에 그쳤지만 2020년 말 7개사, 2021년 말에는 11개사로 늘었다.

개인전문투자자의 CFD 거래가 급증한 것은 정부가 2019년 11월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한 전문투자자 육성을 위해 개인전문투자자 지정 요건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지정 요건 중 금융투자상품 잔고 기준을 5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춘 것을 비롯해 연 소득 1억원 이상(부부 합산 1억5000만원 이상), 순자산 5억원 이상, 해당 분야 1년 이상 변호사, 공인회계사(CPA) 등으로 완화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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