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덕연 최측근, 콘텐츠 회사 대거 만들어 투자유치 영업

김창현 기자, 김진석 기자, 서진욱 기자 2023. 5. 2. 16: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라덕연 대표를 비롯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깊게 연루된 일당이 콘텐츠 제작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을 여럿 설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제보한 B씨는 "이들 일당은 차명으로 된 수천억에 달하는 돈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찾기 위해 다양한 법인에 투자해 왔다"며 "A 법인은 이들이 투자한 돈을 현금화하기 위한 창구 중 하나로 활용됐을 것"이라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G發 셀럽 주식방 게이트]-73
오전 8시 서울시 영등포구에 있는 콘텐츠 제작사 A 법인 사무실 내부 모습.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의혹의 중심에 있는 라덕연 대표 일당이 운영하고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와 연관된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사진=김창현 기자.


라덕연 대표를 비롯해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깊게 연루된 일당이 콘텐츠 제작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을 여럿 설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OTT와 함께 수십편의 영상 콘텐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진행된 프로젝트는 한건도 없었다. 이들이 만들거나 참여한 법인들이 실제로는 투자자를 모집하고 투자한 돈을 현금화하기 위한 창구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2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라씨와 일당은 2021년부터 방송프로그램 제작과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A 법인 등에 투자를 해왔다. 일당은 자신들이 제작하겠다고 밝힌 영화나 드라마 이름을 법인 이름으로 활용했다. A 법인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편의 작품을 제작했고 확보한 지식재산권(IP)이 30개라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만들어지거나 방영된 작품은 한 편도 없었다.

이날 오전 8시30분쯤 취재진은 A 법인 사무실이 있는 서울시 영등포구의 한 상가 건물을 찾았다. 유리문을 통해서 본 A 법인 사무실 책상에는 휴대폰 충전기와 모니터만 덩그러니 놓여있고 선반도 텅 비어있었다.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A 법인 맞은편 사무실에서 일하는 한 직장인은 "직원들이 드나드는 걸 본 적이 없다"며 "문이 열려 있는 날보다 닫혀있는 날이 더 많아 A 법인이 정상적인 사업체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다른 법인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오전 11시 서울시 성수동에 위치한 또 다른 법인 역시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등기에 따르면 이 법인의 이름은 A 법인이 제작하겠다고 밝혔던 드라마에서 따왔다. 15평쯤 되는 사무실 내부에는 흰 책상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오전 11시 서울시 성수동에 위치한 또다른 콘텐츠 제작사. A 법인과 마찬가지로 라 씨 일당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었다. 이날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사진=김창현 기자.

"법인들은 투자한 돈을 현금화하기 위한 창구로 활용돼"
A 법인의 전 대표는 주변 사람들에게 주식에 굉장히 능통한 자산운용사 관계자가 법인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보한 B씨는 "이들 일당은 차명으로 된 수천억에 달하는 돈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찾기 위해 다양한 법인에 투자해 왔다"며 "A 법인은 이들이 투자한 돈을 현금화하기 위한 창구 중 하나로 활용됐을 것"이라고 했다.

B씨는 "A 법인 전 대표는 일당에게 돈을 맡겨 수익을 낸 이후 이들을 신뢰해왔다"며 "일당은 자신에게 돈을 맡겼던 고객 중에서 괜찮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 있으면 역으로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어"일당 중 한 명은 과거부터 번듯한 기업가가 되고 싶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 왔다"며 "정상적인 사업체 이곳저곳을 비롯해 재벌 2세나 3세에게도 투자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일당이 반복해서 투자자문업체를 열었다 닫기를 반복한 이유에 대해서 B씨는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자문사 라이센스를 받은 업체를 통해 수익을 내면 투자자들은 일당을 믿기 시작했다"며 "이후 일당이 투자자들에게 접근해 차명계좌로 투자하면 세금을 아끼고 복잡한 절차를 줄일 수 있다는 식으로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후 투자자들이 일당의 말에 넘어가 차명계좌를 제공하면 이들은 투자자문업체를 폐쇄하는 방식을 되풀이했다.

앞서 이들 일당이 대표와 사내이사로 활동 서울시 강남구의 한 골프 연습장은 투자자와 잠재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모집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사 당국은 해당 골프연습장을 압수 수색을 한 바 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서진욱 기자 sjw@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