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면 끝 … 톱골퍼 벌벌 떨게 만드는 남서울 '魔의 홀'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컵을 품에 안기 위해서는 남서울CC 마의 3개홀을 무사히 넘겨야 한다.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프로골퍼들도 벌벌 떨게 만드는 마의 홀은 남서울CC 16번홀과 17번홀, 18번홀이다.
올해로 42회째를 맞은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오는 4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열린다. 한국 최고의 명문 골프장 중 하나인 남서울CC는 올해도 '골프 전쟁터'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3개 홀의 까다로움은 지난해 선수들의 성적으로 알 수 있다. 16번홀은 4.58타, 17번홀은 3.21타, 18번홀은 4.36타로 3개 홀 모두 기준 타수보다 높은 평균 타수가 기록됐다. 평소에는 파5로 운영되지만 GS칼텍스 매경오픈 기간에는 파4로 변신하는 16번홀의 경우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남자프로골프 대회에서 가장 까다로운 홀로 꼽혔다. 프로골퍼들이 16번홀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전장이 길고 페어웨이가 좁아서다. 티잉 구역에서 페어웨이를 바라보면 넓고 깊은 벙커 2개가 보인다. 벙커에 공이 들어가면 2m 높이를 넘기는 벙커샷을 해야 하는 만큼 선수들이 티샷하기 전 느끼는 부담감이 상당하다.
2019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인상 수상자인 이재경은 "16번홀 티잉 구역에 올라서면 고민이 많아진다. 페어웨이의 폭이 좁고 2개의 큰 벙커가 자리하고 있어 여러 가지를 고려해 티샷해야 한다"며 "선수들 대부분이 다시 파5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올해는 단 한번의 보기도 기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어웨이에서 두 번째 샷을 해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그린이 빠르고 단단해서다. 또 그린 경사까지 심해서 파를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나흘간 나온 버디는 단 16개에 불과했다. 보기는 189개가 나왔고 더블 보기 이상도 33차례 나왔다.
코리안투어 통산 5승의 서요섭은 "롱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하는 만큼 공을 세우는 게 정말 어렵다. 또 그린의 경사까지 까다로운 만큼 먼 거리에서 퍼트를 하면 스리 퍼트를 각오해야 한다"며 "파만 잡아도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홀이 16번홀이다. 16번홀에서 나흘간 타수를 잃지 않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16번홀을 무사히 지나갔다고 해도 방심했다가는 타수를 대거 잃을 수 있다. 지난해 네 번째와 두 번째로 어렵게 플레이된 파3 17번홀과 파4 18번홀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엄청난 내리막 홀에 230야드나 되는 17번홀에서는 지난해 버디가 20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반면 보기는 103개나 됐다. 그린 적중률은 52.60%에 불과했고 평균 퍼트 수는 1.99개로 기록됐다.
우승자가 탄생하는 18번홀에서는 트리플 보기 이상을 적어낸 선수가 9명이었다. 18번홀의 난도가 높은 이유는 티잉 구역 왼쪽과 페어웨이 오른쪽에 자리한 나무와 2단 그린 때문이다. 특히 변화무쌍한 2단 그린은 공포의 대상이다. 공이 홀을 지나치면 캐디가 웨지를 들고 기다려야 할 정도로 까다로운 내리막 퍼트를 남겨놓게 된다. 18번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드로 구질을 연마한 선수도 있다. 지난해 신인상 수상자인 배용준이다. 그는 "18번홀 티잉 구역 왼쪽에 큰 나무가 있는 만큼 페이드 구질을 구사하는 선수들에게 불리하다"며 "드로 구질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페이드만큼 드로를 자신 있게 구사할 수 있게 됐으니 올해는 버디를 노려볼 것"이라고 했다.
김비오와 박상현, 이태희, 허인회 등 역대 우승자들은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에 오른 비결로 인내를 꼽았다. 이 선수들은 "남서울CC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완벽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욕심을 부리는 순간 타수를 잃는 골프장이 남서울CC다. 올해도 인내심이 강한 선수가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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