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맘마미아!' 최정원 "엄마 도나의 성장, 내 다큐멘터리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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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정이 생기고 더 알고 싶어진달까, 공연도 꼭 사람 같죠. 그래서 한 배역을 맡으면 늘 오래 출연하게 돼요. 다음 시즌에는 더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최근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최정원은 "('맘마미아!'와) 정이 깊어져서인지 이번 시즌 공연은 직전인 2019년보다 또 한 번 성장한 느낌이 든다"며 "이 무대가 내 다큐멘터리로 느껴질 정도로 도나는 내 평소 생활과도 닮아 힘주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배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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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1030여회 출연
"묘비명에 '댄싱퀸' 가사 새기고파"
"알면 알수록 정이 생기고 더 알고 싶어진달까, 공연도 꼭 사람 같죠. 그래서 한 배역을 맡으면 늘 오래 출연하게 돼요. 다음 시즌에는 더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뮤지컬 배우 최정원(54)에게는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는 일이 다른 이들에게는 경이로운 사건이다. 지난 3월 서울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맘마미아!'의 도나를 연기 중인 최정원은 특유의 성실함과 혹독한 자기 관리로 이 역할을 16년째 맡고 있다. 배우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또는 바쁜 일정 등의 이유로 재공연의 캐스팅이 바뀌는 일이 허다한 한국 뮤지컬계에서 흔치 않은 일.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공연된 '맘마미아!'의 최장수 도나이자 회차로는 1,030회를 넘겨 2,400회 이상 공연한 스페인 배우 니나(안나 마리아 오거스타 플로레스)에 이은 세계 두 번째 기록이다.
최근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최정원은 "('맘마미아!'와) 정이 깊어져서인지 이번 시즌 공연은 직전인 2019년보다 또 한 번 성장한 느낌이 든다"며 "이 무대가 내 다큐멘터리로 느껴질 정도로 도나는 내 평소 생활과도 닮아 힘주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배역"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 팝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맘마미아!’는 지중해의 외딴섬이 무대로, 도나가 홀로 키운 딸 소피의 결혼식을 앞두고 옛 연인들과 마주하는 이야기다. 2007년 처음 도나를 맡은 최정원은 오랜 친구 타냐와 로지, 옛 남자친구 샘과 해리, 빌이 또래에서 후배 배우들로 교체되는 동안 굳건히 무대를 지켰다. 어느새 그의 딸인 가수 유하(24)도 소피의 또래가 됐다. "딸의 '맘마미아!' 관람 후기도 달라졌어요. 다른 관객들은 재미있어 웃는데 '우리 엄마도 저런 젊은 시절이 있었겠다' 싶어 눈물이 났대요. 딸의 사춘기 때는 내가 인생을 잘못 살았나 생각했었는데…"
최정원은 "'맘마미아!'는 운명 같은 작품"이라고 여러번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2004년 한국 초연 때는 제작사 신시컴퍼니의 오디션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지킬 앤 하이드'의 루시를 연기하고 있었고 그때 이미 딸이 있었는데 어리석게도 '아직은 미혼의 아름다운 여성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진 켈리 주연의 뮤지컬 영화 '싱잉 인 더 레인'에 흠뻑 빠져 뮤지컬 배우가 된 최정원은 1989년 '아가씨와 건달들'로 데뷔한 후 34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뮤지컬에 출연했다. 그는 '맘마미아!'뿐 아니라 '시카고'와의 끈도 20년 넘게 놓지 않고 있다. 2000년 한국 초연에서 록시 하트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07년부터는 공연 때마다 벨마 켈리로 활약 중이다. 최정원은 "매 무대가 첫 공연처럼 설렌다"며 "'맘마미아'를 하기 위해 태어났고 죽기 전에 딱 한 작품만 출연할 수 있다면 그건 '시카고'"라며 웃었다.
그런 그가 도나나 벨마 켈리보다 더 오래 하고 싶은 역할은 바로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라는 그의 인생에 맡겨진 배역이다. 최정원은 "딸에게 엄마 묘비명을 (도나의 대표 넘버 '댄싱퀸'의) '신나게 춤춰봐, 인생은 멋진 거야. 기억해, 넌 정말 최고의 댄싱퀸'으로 새겨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말의 다른 표현으로 들렸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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