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축구의 전설들,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
프로축구 K리그 40주년 맞아
최순호·홍명보·신태용·이동국
김정남 감독·故박태준 회장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한국 프로축구 40주년을 맞이해 신설된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2일 서울 장충동 앰버서더서울 풀만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했다. 1~4세대로 나눠 선정한 선수에서는 세대 별로 최순호와 홍명보, 신태용, 이동국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지도자 부문에는 김정남, 공헌자 부문에는 박태준이 선정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앞으로는 2년마다 헌액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1세대인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1980년 실업팀 포항제철축구단에 입단해 K리그의 시작을 함께 한 전설이고,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1992년 포항에서 데뷔해 첫 시즌부터 리그 우승, 베스트11, MVP를 석권한 뒤 2002 한일 월드컵 4강까지 이끈 인물이다. ‘그라운드의 여우’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적었지만 리그 3연패를 두 차례나 일궈내며 성남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4세대인 이동국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포항에서 데뷔해 신인 때부터 K리그의 르네상스를 만들어냈고, 전북 현대로 이적한 뒤에는 무려 8차례의 우승을 거두며 K리그 역대 최다 득점과 최다 공격포인트, 필드플레이어 최다 출전 기록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유공과 울산 현대를 이끈 김정남 감독은 지도자 부문의 초대 헌액자가 됐고, 故 박태준 회장은 축구전용구장인 포항스틸야드과 광양축구전용구장을 짓고, 유소년 시스템 구축 등 질적, 양적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로 평가받으며 헌액될 수 있었다.
이날 헌액식에서는 직접적인 인연이 있는 주변 사람들이 헌액자를 소개했고, 또 헌액자들 역시 가족과 함께 참석해 서로 축하하며 따뜻하고 아름다운 광경을 선보였다. 함께 전북 현대의 첫 우승을 이끈 최태욱이 이동국을 소개하고, 아버지에 이어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두 아들 신재원(성남FC)과 신재혁(안산그리너스)이 신태용을 불러냈다. 이어 대표팀과 포항에서 인연이 있던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홍명보를 맞이했고, OB 축구회의 이회택 회장이 최순호를 호명했다. 이날 건강상의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김정남 감독은 제자인 현영민 울산 현대 U18 감독이 소개했고, 박태준 회장의 차례에는 헌액자이기도 한 최순호 단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헌액자들 역시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 제일 먼저 무대에 오른 이동국은 지난 6시즌 동안 6차례나 우승했지만 최근 강등권까지 떨어진 전북 현대가 마음에 걸리는 듯 “막내 시안이가 축구에 빠져있다. 아빠가 프로축구 선수로서 성공하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와 기쁘다”면서도 “전북이 지금 안 좋은건 사실이지만 잘 이겨내고 단단해져서 전북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프로 선수가 되고나서 아버지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끼고 있다”는 아들들의 소개를 받으며 나선 신태용 감독은 “가문의 영광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K리그 전도사를 하겠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고, 홍명보 감독은 “1983년 출범 당시 저는 동대문 경기장에서 볼보이를 하던 축구 선수였다. 저 무대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꿈을 이뤘다. 그동안 받은 상 중 가장 의미있는 상”이라는 소감으로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40년 전이 생생히 기억난다”는 말로 운을 띄우며 “K리그가 최근 부흥을 맞이한 것 같다. 노력한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헌액 소감을 전한 최순호 단장은 입장을 바뀌 박태준 회장의 소개자로 나선 뒤에는 고등학생 3학년이던 시절 처음으로 고인을 만난 때를 돌이켜보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고 “최초의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의 시스템을 강조했던 선각자”라고 강조했다.
세상을 떠났거나, 건강상 문제로 참석하지 못한 헌액자들은 가족이 대신해 소감을 전했다. 김정남 감독의 손자인 김민석 씨는 “할아버지께서 항상 겸손하라, 열심히 하라 두가지만 기억하라고 하셔서 늘 가슴에 품고 있다”며 “그렇기에 할아버지께서도 좋은 상을 받으실 수 있으셨을 것이다.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박태준 회장의 아들 박성빈 씨 역시 “세상을 떠나신지 12년이 되었는데 이렇게 추억할 시간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축구를 참 좋아하셨다. 어린 시절 방학을 이용해 포항을 가면 축구를 했던 기억이 있다. 돌아가시기 전에는 손자들과 독일 월드컵도 함께 가셨었다. 이렇게 가족들이 함께 축구를 하고 행복을 경험하는 것이 선친께서 상상하시던 모습일 것”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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