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9시간 꼬박 살펴야 ‘붉은꽃’” 어버이날 ‘카네이션’ 이렇게나 특별하다 [언박싱]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5월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찾은 지난 28일 경기도 고양시 화훼특구 내 한 카네이션농가. 푸른 카네이션 잎 사이로 새빨간 꽃송이가 탐스럽게 피어 있다. 이곳 약 2000평(6611㎡) 규모의 온실에서 청년농장주 황기선(33) 씨가 카네이션 7만5000분을 기르고 있다.
두 뼘이 안 되는 카네이션은 묘목부터 다 자라기까지 꼬박 6개월이 걸린다. 이 기간에 하루도 쉬지 않고 온도조절, 환기, 급수 등을 신경 써야 비로소 싱싱한 꽃을 볼 수 있다.
출하를 앞둔 시기에는 더 많은 정성을 필요로 한다. 최근 황 씨의 일과는 오전 5시에 시작해 오전 1~2시에 끝날 정도다. 황 씨는 “요새 거의 3시간만 잘 정도로 바쁘다”며 “종일 꽃머리가 해를 볼 수 있게 7만5000개 화분을 일일이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온도 역시 중요하다. 보통 영상 18도에서 자라던 카네이션은 개회시기에 25~27도로 온도를 높여야 꽃을 피운다.
황 씨는 “카네이션은 꽃을 피우기 쉽지만 예쁜 꽃을 피우기 정말 어렵다”며 “카네이션의 품질은 수형(꽃의 형태), 길이, 색깔 등으로 판단하는데 선명하고 맑은 빛깔의 붉은 꽃을 피우려면 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농장주의 재배기술이 판가름난다. 품질이 낮은 카네이션은 같은 붉은색이라도 탁한 빛을 띠거나 자주색을 띤다.
MZ세대 농장주인 그는 가장 큰 차별점으로 ‘정보력’을 꼽았다. 화훼도 기술력의 싸움인 탓에 과거에는 농장주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하는 것을 꺼리는 편이었다면 최근의 MZ 농장주들은 정보를 공유하며 업계를 함께 키우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그 역시 청년모임활동을 통해 청년농부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품질을 높이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씨는 원예업에 종사한 부모의 권유로 한국농수산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하고 22세부터 청년농부로 원예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도 코로나19라는 복병은 피해 갈 수 없었다. 코로나19 직전에 공기정화식물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큰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으로 인한 타격도 컸다. 그 시기 카네이션을 기르는 데에 1500평(4958㎡)당 월 1000만원가량의 난방비가 추가로 들었다.
그래도 돌파구로 선택한 카네이션이 효자상품이 됐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홈플러스에 납품하고 있으며, 이전부터 납품하던 공기정화식물과 카랑코에 등 꽃화분의 수요도 늘어나면서 30% 정도의 수익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 씨는 올해 홈플러스에 약 3만5000~5만분의 카네이션을 납품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 곁에서 식물이 출하되는 것을 보면서 식물이 진짜 소비자를 만나는 것인지 항상 궁금했다”고 했다. 이어 “홈플러스에 직접 납품하면서 실제 소비자가 매장에서 쉽게 식물을 만나고 제품에 대한 평가도 받게 되면서 동기부여가 됐다”고 했다.
앞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은 리뉴얼하면서 ‘가드닝&데코’ 코너를 신설했다. 유럽 대형 마트처럼 식료품과 함께 꽃을 사는 콘셉트를 도입한 것이다. 이를 위해 농장과 계약재배를 통해 고객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의 화훼제품을 선보인다.
온라인 배송 서비스도 꽃 매출신장에 한몫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부터 온라인으로 공기정화식물 배송을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홈플러스 화훼품목은 매출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4월 기준 화훼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약 322% 신장했다.
곽승민·안유경 홈플러스 홈인테리어팀 바이어는 “3월 공기정화식물 매출을 보면 ‘가정의 달’ 매출도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한데 매출증가세를 살펴봤을 때 ‘가정의 달’ 꽃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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