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식량 안보' 역효과…옥수수 수입 증가 부작용도"

김겨레 2023. 5. 2. 15: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의 식량 안보 강화 정책이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당국이 수입산에 의존하는 대두(콩)을 옥수수 대신 경작하도록 유도했으나 낮은 채산성으로 농가 수입 증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풍선 효과'로 옥수수 수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농민들의 대두 재배를 유도하면서 자체 옥수수 생산이 감소, 옥수수 수입량이 늘어나는 부작용도 생겼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입산 의존' 대두 재배 유도했지만…
"채산성 낮고 수입산 대비 가격경쟁력도 없어"
줄어든 옥수수 생산, 수입 증가 '풍선 효과'도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의 식량 안보 강화 정책이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당국이 수입산에 의존하는 대두(콩)을 옥수수 대신 경작하도록 유도했으나 낮은 채산성으로 농가 수입 증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풍선 효과’로 옥수수 수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중국 동부 산동성에서 옥수수와 콩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AFP)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국내 대두 가격이 수확기 이후 15% 이상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정부의 보조금과 정부 비축 등으로 대두의 생산량이 급증한 탓이다. 중국 당국의 대두 비축은 4월께 끝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수요가 줄면서 중국산 대두 가격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농민들은 수익성 측면에서 콩보다 옥수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두 수확량은 평균 1무(666㎡·한국의 1마지기) 당 130㎏로 미국과 브라질과 비교하면 채산성이 낮은 편이다. 비슷한 크기의 옥수수 밭에선 옥수수 430㎏을 수확할 수 있다. 대두가 농민들의 자발적인 파종을 유도할 만큼 높은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수입산 대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기준 국내 대두 가격은 수입산 대비 20% 이상 비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은 대두를 돼지 등의 사료 원료와 식용유 원료로 수입하고 있다. 돼지고기와 튀김요리가 많은 중국에서 대두는 중국인의 식탁 물가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두의 80% 이상을 미국과 브라질 등 해외에서 수입해 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위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중국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은 대두 재배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대두 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올해 대두 재배 면적을 전년보다 6% 증가한 1000만무(66억6000만㎡)로 늘려 20%를 밑도는 콩 자급률을 2032년까지 3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당국이 농민들의 대두 재배를 유도하면서 자체 옥수수 생산이 감소, 옥수수 수입량이 늘어나는 부작용도 생겼다. 미국 농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021년 미국산 옥수수 수입을 전년 대비 4배 늘렸다. 중국은 전체 옥수수 수입의 70%를 미국에서, 30%를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왔으나 지난해부터 브라질산 옥수수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농업 데이터회사인 베이징오리엔트의 마웬펑 선임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대두는 다른 작물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면서 “대두 파종을 확대하면 더 큰 식량 안보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그럼에도 중국 정부가 식량 안보 추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식량 공급망 혼란을 지켜보면서 중국은 ‘식량 안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겨레 (re9709@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