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시중은행서 예금 빠진다…증시로 6조 '머니무브'

김상준 기자 2023. 5. 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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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국내 주요 은행에서 약 6조원의 요구불예금이 빠졌다.

은행 예금금리가 낮아지고,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은행 밖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머니무브'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월말과 비교해 5조9686억원(1.2%) 감소한 497조3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들도 예금 등 수신 이탈이 가속화하자 지난달 4%대 중반의 금리를 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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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물=김다나 디자인기자

지난달 국내 주요 은행에서 약 6조원의 요구불예금이 빠졌다. 은행 예금금리가 낮아지고,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은행 밖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머니무브'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월말과 비교해 5조9686억원(1.2%) 감소한 497조320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잔액은 4443억원(0.06%) 증가한 805조7827억원, 적금은 8970억원(2.4%) 늘어난 37조9878억원이다.

은행권에선 이탈한 요구불예금의 상당액이 증시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요구불예금은 '급여통장' 등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은 53조6240억원으로 올해 최대 규모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4월에 기준금리를 또다시 3.5%로 동결하면서 증시 회복 기대감이 생겼고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3월 은행 요구불이 많이 늘었는데 4월에는 실제 (증시) 투자에 나선 고객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기예금은 일부 은행의 기업·기관 예치금이 크게 늘면서 소폭 증가(0.06%)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4월에는 기관들이 예산을 받아 은행에 예치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기예금은 조만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 하락에 수신 매력도가 줄고 있어서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대표 예금상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3.4~3.8%다. 3.5%를 넘는 상품은 농협은행 'NH고향사랑기부예금' 1개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가 내리고 있어 예금금리를 올릴 이유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수신자금 일부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저축은행으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토스뱅크가 지난 3월24일 출시한 금리 3.5%의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 잔액은 이날 현재 1조원을 넘어셨다. 저축은행들도 예금 등 수신 이탈이 가속화하자 지난달 4%대 중반의 금리를 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요구불예금 이탈은 은행들의 2분기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0%대인 저비용성 핵심예금이다. 지난 1분기에도 저비용 핵심예금은 줄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3월말 기준 저비용성 핵심예금은 428조5610억원으로 지난해말과 견줘 6조1280억원(1.4%) 감소했다.

저비용성 핵심예금 유출은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연결된다. 신한은행의 1분기 NIM은 전 분기 대비 0.08%포인트(p) 내렸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각각 0.06%p, 0.03%p NIM이 하락했다. 국민은행만 유일하게 NIM이 0.02%p 소폭 상승했다.

2분기 가계대출 '빙하기'가 지속되면 은행 이자이익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지난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합산 이자이익은 전 분기 대비 10조5963억원(8.3%)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아직 회복된 게 아니기 때문에 가계대출이 늘어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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