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한상혁 불구속 기소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3. 5. 2. 15: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정 시민단체를 심사위원 추천단체에 포함
재승인 막기 위해 점수 누설하고 사후조작
檢 “韓, 범행 보고받고도 승인·은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3월22일 서울북부지검에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점수 조작에 관여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2020년 TV조선의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재판에 넘겼다.

2일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한 위원장을 위계공무집행방해죄·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평가점수를 사후에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심사위원 2명도 함께 기소됐다. 지난해 9월 관련 감사자료를 감사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한지 약 8개월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한 위원장의 주도 하에 방통위 관계자 및 종편 재승인 심사위원장 등은 계획적·조직적으로 TV조선 재승인을 불허하기 위해 평가점수를 누설·조작했다.

검찰은 한 위원장이 평소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TV조선의 재승인을 막기 위해 △종편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편향성을 이유로 심사위원 추천단체에서 제외됐던 A시민단체를 추천단체에 포함하고 △이미 재승인 심사위원에서 탈락해 자격이 없는 A시민단체 소속 인사를 심사위원으로 선정하는 사전조치를 취했다고 봤다.

그럼에도 TV조선이 재승인 점수를 획득하자, 한 위원장은 하급자인 방통위 양 모(59) 국장에게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양 국장과 차 모(53) 방송지원과장은 당시 재승인 심사위원장이던 윤 모(63) 광주대 교수에게 공무상 비밀인 TV조선의 채점결과를 누설해 평가점수를 낮추도록 요청했고, 심사위원 B, C씨는 평가가 이미 끝났음에도 특정 항목의 점수를 낮춰 ‘과락’으로 조작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이 ‘평가점수 누설 및 조작’을 수차례에 걸쳐 보고받았음에도 이를 승인하는 한편, 은폐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상적인 심사가 이뤄진 것처럼 방통위원들을 속여 TV조선에 대해 ‘조건부 재승인 의결’을 하게 했고, 유효기간을 최단기 3년으로 부당하게 단축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후 관련 의혹이 일자 “평가점수 누설이나 사후조작이 없었다”는 허위 보도자료까지 작성해 배포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3월 재승인 심사 점수 누설 및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윤 교수와 양 국장, 차 과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불구속 기소함에 따라 정부가 후속조치로 한 위원장에 대한 해임이나 직위해제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의 경우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는 국가공무원법(제73조 3항)을 근거로 한 위원장을 직위해제할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방통위를 감사해 온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근거로 대통령실에 해임을 제청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직권으로 한 위원장을 해임하는 시나리오다. 한 위원장은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인사로 임기는 7월말까지다. 이에 따라 해임 보다는 직위해제가 정치적 부담이 덜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