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4월 가계대출 3.3조원 감소···‘주담대’ 석 달째 줄어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기업대출은 증가했다. 고금리 부담에도 불구하고 당장 써야할 운영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4691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2971억원 줄었다.
주택 관련 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의 모든 부문이 고르게 감소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8조9827억원으로, 전달 대비 2조2493억원 줄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가계대출 중에서 주택담보대출의 감소액이 가장 컸다.
이어 전세자금 대출(124조8792억원)이 전달보다 1조7346억원 줄었다.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연 4~6% 수준이고 최근 전세사기 피해가 빈발하면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 잔액(109조9314억원)도 1조88억원 감소했다.
은행권에선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변동금리 갱신 주기가 돌아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2분기 이내에 거의 모든 차주(대출받은 사람)가 고금리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자 부담이 커진 차주들이 대출을 갚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 4월 기업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5조4031억원 늘어난 720조778억원이었다. 경기침체로 인해 운영자금이 부족하면서 기업대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 잔액은 605조4036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149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114조6742억원)은 같은 기간 2조3882억원 불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805조7827억원으로, 전달 대비 4443억원 불었다. 정기적금(37조9878억원)은 8970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4조2127억원이 빠져나간 557조5727억원으로 집계됐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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