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필요하면 1660-2642” 광주 골목 누비는 자전거 홍보단 ‘통돌’
“통돌의민족이 뭐랑가?”
지난달 28일 오전 광주광역시 광산구 첨단1동 한 건물 앞. 첨단1동 행정복지센터 김명진 복지팀장이 한 어르신의 말에 자전거를 멈춰세웠다. 김 팀장 자전거 뒤에 달려있는 ‘통돌의민족’ 문구와 ‘통합돌봄콜(1660-2642)’ 연락처가 적힌 주황색 깃발이 어르신의 호기심을 자극한 듯 했다.
통돌의민족은 ‘광주+광산형 통합돌봄’(통합돌봄) 줄임말에 온라인 배달 애플리케이션 명칭을 본 따 만들었다. 통합돌봄 자전거 홍보단인 것이다. 김 팀장은 어르신에게 통합돌봄 서비스에 대해 5분 남짓 설명한 뒤 “한 분에게라도 더 알릴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가 통한 것 같아 기쁘다”고 웃었다.
이들은 첨단1동에서 활동한다. 이 곳은 유독 골목이 좁고 주차가 어렵다. 통돌의민족은 이런 지역 특성을 고려해 출장이나 외부 이동 시 자전거를 이용하는 ‘틈새 홍보’ 방식으로 주민들에게 통합돌봄 서비스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통합돌봄은 광주 7대 서비스(가사·식사·동행·건강·안전·주거·일시보호)와 광산구 특화사업(병원동행· 방문구강·간호지원·마을밥카페 등)을 제공하는 전 생애주기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 사업이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 모두 지난 3월부터 통합돌봄을 시행하고 있다. 기준중위소득 85% 이하는 해당 서비스를 연간 총 150만원 한도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소득 기준을 초과하는 시민은 일정 비용을 내고 각각의 서비스를 본인 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다.
통돌의민족은 통합돌봄 시행에 맞춰 운행을 시작했다. 통합돌봄이 생애주기 빈틈없는 지역사회 서비스망 구축을 목표로 하는 만큼 누구나 알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처음에는 김 팀장 등 첨단1동 행정복지센터 직원 5명이 참여했다. 이후 통합돌봄 서비스를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지사협) 위원 등이 합류했다. 현재는 15명이 자전거 홍보단으로 활동한다. 직원들은 동 소유 자전거로, 나머지는 개인 자전거를 이용해 동네 곳곳을 누빈다.
주민 호응도 크다. 당초 생소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이제는 자전거를 멈춰 세우고 통합돌봄의 세부적인 내용을 묻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특히 홀몸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있는 가족이나 주변 도움 요청이 많다고 통돌의민족은 설명했다.
자전거 홍보단 역할은 단순 홍보에 그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한 주민 등 복지 사각지대를 발견하면 지사협에 알려 동 복지매니저와 연계해 준다. 광산구는 통합돌봄 시행 이후 지난달 14일까지 돌봄 신청만 총 298건을 받았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자전거 홍보단이 발굴한 신청자들이다.
광산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전거 홍보단과 같이 지속적이고 특색 있는 홍보를 통해 긴급한 위기에 처한 시민은 물론 돌봄이 필요한 시민 누구나 ‘통합돌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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