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첫 유니콘은 바로 나"…주목해야 할 스타트업

김태현 기자 2023. 5. 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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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보안 유니콘 하나 없는 나라 ] ⑤ 글로벌이 주목하는 K-보안 스타트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으로 높아진 비대면 수요와 AI(인공지능)의 발달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으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사이버보안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경직된 정부 규제로 생존이 쉽지 않은 국내 사이버보안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MS 앞선 혁신기술로 '동형암호' 국제 표준 만든다"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지난해 7월 21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크립토랩은 '동형암호' 원천기술을 보유한 암호기술 스타트업이다. 2017년 '암호학의 대가'인 서울대 수리과학부 천정희 교수가 설립했다.

크립토랩의 핵심기술인 동형암호는 암호화된 데이터를 별도로 해석하지 않아도 연산·분석할 수 있는 암호기술이다. 동형암호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과 효용성이다. 기존 암호기술로 저장된 데이터를 연산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석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로 유출 사고가 일어난다.

그러나 동형암호는 별도의 해석을 거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유출 위험이 적다. 설상 데이터가 유출됐더라도 암호화된 상태여서 해커가 무슨 의미의 데이터인지 알아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크랩토랩은 동형암호의 단점인 처리 속도도 크게 개선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동형암호 솔루션보다도 처리 속도가 90배 빠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기술보고서를 통해 MS, IBM 등 글로벌 주요 IT 회사를 제치고 크랩토를 동형암호 표본 판매기업으로 선정했다.

천정희 크립토랩 대표 /사진제공=크립토랩
AI만 알아보는 비식별화 기술…글로벌 기업 줄섰다
딥핑소스의 동선 트랙킹 기술이 방문객들의 움직임과 시선을 추적하고 있다. /자료=딥핑소스
2018년 설립된 딥핑소스는 AI를 통한 영상 데이터 비식별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AI로 CC(폐쇄회로)TV에 찍힌 영상 속 개인정보는 가리고 데이터로만 수집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CCTV 영상이 딥핑소스의 AI 박스를 거치면 육안으로는 알아볼 수 없는 노이즈 화면으로 바뀐다. 대신 AI는 화면 속 객체를 인식하고, 이를 텍스트 정보로 제공한다. 예를 들면 코엑스 한 전시관에서 나온 사람의 성별은 무엇인지 어디를 바라보는지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딥핑소스의 주요 활용처는 유통기업이다. 고객들의 동선을 파악해 마케팅과 재고 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유통기업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일본과 미국 그리고 개인정보에 민감한 유럽에서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딥핑소스의 비즈니스모델(BM)과 기술력에 투자사들도 지갑을 열었다. 2019년 일본 벤처캐피탈(VC) 글로벌브레인과 일본 통신사 KDDI는 공동 조성한 펀드를 통해 55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고, 지난해 초에는 글로벌 VC로부터 1300만달러(약 164억원) 투자 받았다.
사물인터넷 시대…개인정보 지키는 '자물쇠' 솔루션
/사진제공=시큐리티플랫폼
시큐리티플랫폼은 사물인터넷(IoT) 시대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반도체와 결합된 보안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다. 시큐리티플랫폼이 IoT 보안 솔루션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건 설립 2년차인 2017년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다.

당시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ARM 모회사인 소프트뱅크는 ARM의 차세대 IoT 프로세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물색했고, 시큐리티플랫폼을 파트너로 선정해 투자했다.

시큐리티플랫폼 기술은 보안 기능을 구현하는데 리눅스 등과 같은 운영체제(OS)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게 특징이다. 최소의 하드웨어로 높은 보안규격을 만족시켜 원가 절감효과를 낸다. ARM은 시큐리티플랫폼의 기술을 기반으로 보안 솔루션이 탑재된 IoT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시큐리티플랫폼은 올해가 스케일업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보안 솔루션 개발 3년만에 국정원 인증(KCMVP)를 회득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연방정보처리규격인 FIPS 140-2 인증을 완료했다.

시큐리티플랫폼 솔루션의 보안성이 국내외에서 검증된 만큼 에너지, 홈, 국방, CCTV 등 다양한 시장으로의 진입이 가능하다. 올해 상반기 120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버보안에 인색한 벤처투자 업계 규모 키워야
그러나 이런 몇몇 업체를 제외하곤 사이버보안 스타트업에 대한 VC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기술 인증에 필요한 고정비가 큰데다 실제 BM이 작동하기까지 몇년이 걸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 VC 관계자는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실제 보안 기능이나 솔루션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각 국가별로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에 들어가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펀드 운용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국내 벤처펀드 특성상 사이버보안 스타트업이 수익을 낼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려줄 VC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사이버보안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밑거름이 되는 정책펀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해 '사이버보안 투자활성화를 위한 펀드 조성 방안 마련 연구' 결과 사이버보안 정책펀드 조성이 필요하다는 결론 내렸다.

KISA 관계자는 "내년까지 사이버보안 펀드 조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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