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초과 '버드와이저 제로' 43만캔 전량 폐기...광주공장 점검

유엄식 기자 2023. 5. 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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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생산 프로세스 점검...식약처 재조사 요청하지 않을 것"
일반 세균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회수 명령이 내려진 버드와이저 제로. /사진제공=식약처 식품안전나라
오비맥주가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이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회수 명령이 내려진 '버드와이저 제로'를 전량 폐기하고, 이 제품을 생산한 광주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하기로 했다. 최근 무알콜 맥주 시장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자사는 물론 관련 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버드와이저 제로 '회수 명령' 결정된 이유는…일반 세균 기준치 초과
오비맥주 관계자는 2일 "식약처의 세균 수 기준 부적합에 따른 회수 조치를 존중하고 별도 재검사를 요청하지 않겠다"며 "당일 생산한 버드와이저 제로를 전량 폐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생산라인 및 품질관리 프로세스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버드와이저 제로는 버드와이저가 지난해 국내에 출시한 무알콜 음료다. 회수 대상은 500ml 캔 제품으로, 제조일자는 2023년 4월 17일(바코드 번호 8801021229423)이다.

오비맥주는 이날 약 1만8000박스의 버드와이저 제로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1박스당 500ml 캔 24개로 포장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약 43만2000캔이 생산된 셈이다. 이 가운데 시중에 출고된 제품은 약 120박스인데 대부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 제품에서 초과 검출된 세균은 '일반 세균'이다. 물속에서 활동하는 병원균을 제외한 호기성균과 혐기성균을 총칭하는 의미다. 그 자체로 인체에 직접 병을 일으키진 않지만, 수가 기준치보다 훨씬 많으면 탈이 날 수도 있다.

버드와이저 제로는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으로 맥주가 아닌 탄산음료로 분류된다. 이 제품군의 일반 세균 수 기준은 1CFU(콜로니 폼 유닛, 집락 수)당 100이하면 적합 판정을, 1000이상이면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된다. 버드와이저 제로에선 1CFU당 120~130의 일반 세균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적합 판정을 받을 정도로 과다한 양은 아니지만, 적합 관리 기준을 초과하는 일반 세균이 검출된 것이다.

비록 소량이지만 대형 주류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에서 일반 세균 수가 초과 검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전까지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 대형 주류 제조사에서 판매한 제품 중 일반 세균 수 기준을 초과해 회수 조치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 결과는 오비맥주가 외부 검사기관에 자체 품질검사를 의뢰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식품위생법상 제조사는 주기적으로 외부 검사기관을 통해 자가 품질검사를 해야 하는데 탄산음료는 2개월에 1회 이상 실시하는 게 원칙이다.

외부 품질 검사 과정에서 일반 세균 수가 적합 기준 수보다 많았고, 이를 생산공장이 위치한 광구 북구청과 식약처에 동시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1월 오비맥주 광주공장에서 열린 국산 쌀로 만든 맥주 ‘한맥(HANMAC)’ 출고 기념식에서 임직원들이 박수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무알콜 맥주 사실상 맥주와 동일한 생산 공정 거쳐…"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 중요" 지적
무알콜 맥주는 탄산음료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일반 맥주와 동일한 생산 공정을 거친다. 업계 관계자는 "무알콜 맥주는 일반 맥주와 생산 방식이 거의 동일하고 발효 과정에서 알코올을 제거하는 공정이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번 기회에 오비맥주가 1987년 준공돼 올해 가동 36년 차를 맞은 광주공장 생산라인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설비 노후화도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대형 주류사가 품질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알콜 첨가 유무를 떠나 대기업 주류 회사가 만든 제품은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신뢰감이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은 2012년 13억원에서 2021년 200억원으로 10년간 15배 이상 성장했다. 2012년 하이트진로가 국내 최초로 무알콜 맥주 '하이트 제로 0.00'을 출시했고, 2017년 롯데칠청이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출시했다. 오비맥주는 2020년 무알콜 맥주 '카스 0.0'을 선보였고 최근 들어 수입 맥주인 버드와이저와 호가든까지 무알콜 제품을 확대하는 추세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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