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주르륵 ‘OOO염’…방치 시 수술 필요

임태균 2023. 5. 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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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부비동염은 부비동이라는 얼굴 뼈 속 빈 공간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투해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노랗고 끈적거리는 콧물이 코 안을 가득 채우고, 코와 코 주변 광대뼈 부위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흔히 ‘축농증’이라고 부른다. 축농증의 정확한 명칭은 ‘부비동염’이다. 의료계에서는 코에 염증이 생기는 ‘비염’ 없이 부비동염만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코부비동염’이라 부르기도 한다. 부비동은 어떤 부위고 코부비동염의 특징과 치료법은 무엇일까.  

◆부비동은 어떤 기관?=부비동은 코 안과 뇌‧눈‧치아 사이의 완충지대로 항상 공기로 차 있으면서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공간이다. 또 부비동은 하루에 1.5ℓ에 달하는 점액을 분비하는데, 이러한 점액(분비물)은 비강이나 부비동 속으로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이물질들을 포획하거나 용해시켜 체외로 배출하도록 도와준다.

민진영 경희대학교 의대 이비인후과 교수(경희대학교병원)는 “부비동은 비강(코 내부)의 압력을 조절하고 뇌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역할 등을 한다”며 “콧속과는 ‘자연공’이라는 작은 구멍으로 연결돼 있으며, 이 통로를 통해 공기가 들고나며 분비물이 코 밖으로 배출된다”고 말했다.

부비동의 구조와 위치. 사진제공=질병관리청

그러나 어떤 이유로 자연공이 막히면 분비물이 쌓이고, 환기에 장애가 생겨 부비동 점막이 산성화된다. 이에 따라 부비동 점막 표면에 존재해 평소 먼지와 분비물을 외부로 배출하는 ‘섬모’의 운동기능이 저하되고, 섬모세포들이 점액을 분비하는 술잔 모양 세포(Goblet Cell)로 변해 분비물이 더 많이 축적된다. 그 결과 세균이 잘 자라는 환경으로 변하게 된다.

민 교수는 “결론적으로 코부비동염은 부비동과 비강을 연결하는 통로가 다양한 원인으로 막히면서 분비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고이고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증상은?=코부비동염의 증상은 일반적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되며,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으로 나뉜다. 보통 급성 코부비동염은 주로 발열증상이 심하고, 만성 코부비동염은 피로감‧집중력 저하 같은 평범한 증상이 많다. 급성은 증상 발현과 치료기간이 4주 이내로, 약물치료로 후유증 없이 회복될 수 있을 때를 말한다. 만성은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며 약물치료로 호전이 없어 수술치료가 필요할 때를 지칭한다.

급성 코부비동염의 주요 증상은 ▲코막힘 ▲콧물 ▲후(後)비루(코나 부비동에서 다량으로 생산된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 ▲기침 ▲부비동 부위의 통증과 압통 ▲발열 ▲권태감 등이 있다. 이때 생기는 기침은 콧물이 중력으로 목구멍과 기관지 쪽으로 떨어지면서 기관지를 자극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한 경우 부비동에서 끈끈한 화농성의 분비물이 나오며, 윗니 부분엔 치통이, 얼굴에는 심한 통증과 열감이 생긴다. 또 이들 부위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 경우 급성 세균성 코부비동염을 의심할 수 있다.

증상만으로 세균성과 바이러스성 코부비동염을 정확히 구별할 수는 없다. 다만 바이러스성 코부비동염은 합병증이 없을 경우 완전 자연 치유되지만, 세균성 코부비동염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치명적인 합병증이나, 만성 코부비동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코부비동염 증상이 발생하면 꼭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게 좋다.

코부비동염 염증 발생 과정. 사진제공=질병관리청

만성 코부비동염의 증상은 ▲코막힘 ▲점액성 혹은 점액농성 콧물 ▲후비루 ▲기침과 함께 안면통 ▲치통 ▲귀 통증이나 귀가 먹먹한 느낌 등이 대표적이다. 또 두통이나 후각‧미각 기능저하 등이 생기기도 한다. 부수적인 증상으로 ▲피곤함 ▲집중력 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으나 발열이나 몸살 등의 증상은 급성 코부비동염에 비해 적은 편이다.

◆치료법은?=코부비동염의 치료원칙은 적절한 항생제를 충분히 투여하고, 자연공을 통한 부비동 환기를 유지시키면서 코부비동염 발병의 선행요인을 개선하는 것이다. 약물치료의 근간이 항생제인 이유는 부비동은 따뜻하고 습해서 세균이 증식하기에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민 교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따른 감염이 코부비동염의 주된 원인인 것은 맞지만 코의 구조적인 문제나 치아 감염, 천식, 면역결핍 등 복합적인 요인이 코부비동염을 발생‧악화시킨다”며 “알레르기나 천식 같은 기저질환이 발병의 선행요인일 때가 많기 때문에 코부비동염을 발생‧악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반드시 함께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2주 이내 급성 코부비동염은 대부분 항생제나 진해거담제 등으로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오래 방치된 만성 코부비동염은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며 “합병증이 있거나 약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 재발이 잦은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장 대표적인 수술방법은 ‘기능적 내시경부비동수술(FESS)’이다. 이 수술은 내시경을 사용해 부비동 점막 가운데 병적인 부분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으로 부비동의 공기소통과 점액배출을 정상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코 안으로 내시경을 집어넣어 수술하기 때문에 주변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모든 수술에는 반드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으며, 내시경부비동수술도 예외가 아니다. 이 때문에 수술 전 ▲출혈 ▲안와 손상 ▲뇌척수액 유출(비루) 등 합병증에 대한 설명을 의사로부터 충분히 들고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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