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보따리 싸들고...미국서 먼저 “와달라” 요청한 한국기업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2023. 5. 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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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피자, 내년 하반기 미국 진출
현지 투자사가 130억 투자 제안
방미 경제사절단 참여 계기로
피자 본고장 美 진출에 탄력
동남아서 북미·유럽으로 확대
고피자가 지난달 24~30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동행한 방미 경제사절단 참여를 계기로 미국 현지의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약 1000만달러(1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받아 화제다. 고피자는 ‘로봇이 굽는 1인용 피자’로 유명한 한국의 피자 프랜차이즈다. 그동안 싱가포르, 인도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벌여온 고피자의 미국 진출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고피자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내년 하반기 미국에 첫 파일럿 매장을 오픈하고 피자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 진출을 발판 삼아 북미·유럽 등으로 영토를 확장해나가겠다는 목표다.

2일 고피자는 지난달 방미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한미 협력 회의(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의 부대행사 ‘K-스타트업 로드쇼’ 등에 참석해 미국 현지의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미국 진출을 전제로 한 다양한 투자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고피자는 이 가운데 미국의 글로벌 투자사 한 곳과 투자 조건 등 세부적인 사항을 놓고 약 1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이달 말 정도면 계약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제 미국에서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당장은 동남아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에는 내년 하반기 정도에 파일럿 매장을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피자는 현재 미국 투자사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투자사들과 투자를 논의 중이다. 하지만 임 대표는 “한번에 큰 금액을 투자받는 것보다는 회사 규모에 맞게 단계적으로 투자를 유치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피자는 임 대표가 2016년 서울 여의도 야시장 푸드트럭으로 출발한 피자 프랜차이즈다. 자체 개발한 자동화덕 ‘고븐(GOVEN)’을 이용해 피자 5조각으로 이뤄진 1인용 피자 6~8판을 3분 만에 구워내고, 이를 5400원(클래식 치즈 피자 기준)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2017년 서울 대치동에 낸 한 평짜리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국내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인도, 홍콩, 인도네시아에서 18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후 7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전체 매장 4개 중 1개가 해외 매장일 정도로 해외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임 대표는 주요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한 122명 규모의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에 국내 푸드테크·프랜차이즈 기업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참석한 모라 힐리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권유로 현장에서 윤 대통령에게 직접 고피자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로 고피자가 어떻게 피자를 쉽게 만드는지 설명드렸다”고 말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사람이 도우 반죽을 돌리지 않아도 되느냐”고 되묻는 등 고피자가 벌여온 해외 사업에 대해 관심 있게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연간 70조원 이상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큰 피자 시장이다. 고피자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세계적인 피자 브랜드들의 격전지 미국에서도 고피자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며 “고피자의 푸드테크 기술력과 제품의 질, 해외 시장 진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대표 피자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피자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파견된 임재원 고피자 대표(가운데)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모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 초청 오찬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에게 고피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고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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