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근처 가면 굴착기에 경고… KT, 공사로 인한 통신장애 예방

김나인 2023. 5. 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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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일대.

공사 중 지하 통신케이블 절단 사고로 통신 서비스가 중단됐다.

지난 2년간 통신케이블이 끊어지는 사고는 연평균 380여 건이 발생했고 그 중 굴착공사가 원인이 된 경우가 7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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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찬(오른쪽) KT 충남충북광역본부 기술지원부장과 성광용 건설기계개별연맹사업자협의회 서울시회장이 지하 통신 케이블 보호를 위한 '광케이블지킴이'를 시연하고 있다. KT 제공

2021년 11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일대. 공사 중 지하 통신케이블 절단 사고로 통신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 사고로 주변 인터넷뿐 아니라 무선통신과 일부 기업 통신망까지 영향을 받아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 2년간 통신케이블이 끊어지는 사고는 연평균 380여 건이 발생했고 그 중 굴착공사가 원인이 된 경우가 70%에 달했다. 통신케이블은 땅 속이나 단자함, 건물 통신실에 설치돼 외력으로 끊어지는 상황이 드물지만 땅을 파는 굴착공사로는 쉽게 훼손된다. 굴착공사로 인해 단선 사고가 발생하면, 통신사뿐 아니라 건설기계 작업자나 건설사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복구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지하시설물의 경우 영업배상 책임보험에서 보장되지 않고, 복구하는 동안 공사 진행도 어려워 공사 기간이 길어지는 문제도 있다. KT가 운용하는 통신관로는 약 14만5000㎞에 달한다. 광케이블은 공중과 지하를 합쳐 약 92만㎞에 이른다. 이동통신사 중 가장 많은 통신케이블을 보유하고 있다. 서문찬 KT 충남충북광역본부 기술지원부장은 "전사 620개 순찰조가 일평균 150㎞를 주행해 주요 통신케이블 구간을 점검하지만 직원들이 현장을 일일이 찾아 상황을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그렇다 보니 외부 공사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가 계속된다"고 말했다.

KT는 수시로 일어나는 단선 사고를 막기 위해 통신케이블 매설 현황을 알려주는 '광케이블지킴이' 앱을 개발해 시범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앱을 통해 사업자나 작업자는 공사현장 주변에 통신 케이블이 얼마나 가까이 매설돼 있는지 확인해준다. KT는 전국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와 협약을 맺어 작업자들이 앱을 이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현재 3000여 명이 앱을 이용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 등 주요 건설기계 제조사와 협력해, 이들의 텔레매틱스 플랫폼과 KT OSP(외부통신시설) 관리 시스템을 연동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텔레매틱스는 건설기계에 탑재돼 위치, 성능 등을 파악하고 기계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해준다. 건설기계 위치정보와 OSP 관리 시스템의 통신케이블 정보를 조합해 작업자가 매설 지역에 근접하면 주의 메시지를 보내준다.

KT가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두 달간 진행된 37건의 공사 중 27건이 신고가 없는 '깜깜이 공사'였다. 전국에서 이뤄지는 공사는 매월 3000여 건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굴착공사로 인한 통신장애를 막기 위해 '통합온라인시스템' 구축 등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0년 7월 각 지자체가 도로 굴착정보를 공개해 통합 온라인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의무화하는 도로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답보 상태다. 각 지자체별 시스템도 중앙화돼 있지 않아 공사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지자체별 굴착공사 정보를 공유하는 협의체가 있지만 장애를 막기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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