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1점차 승부에 희비 극과 극··· 실력일까, 운일까
1점차 승부의 명암이 지난 한 주 삼성과 KT의 희비를 극과 극으로 갈랐다. 지난달 28일 시작한 삼성과 KT의 수원 3연전은 모두 1점차로 승부가 갈렸고, 모두 삼성이 이겼다. 삼성은 수원 3연전을 포함해 최근 5경기 모두 1점차로 이기며 5연승을 달렸다.
KT는 홈 3연전을 모조리 1점차로 내주면서 9연패 수렁에 빠졌다. 연패 도중 무승부 경기까지 포함하면 10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KT는 지난달 25일 키움전까지 포함해 한 주 동안 1점차 패배만 4차례를 당했다. 1점 승부를 버티는 힘이 부족했던 걸까, 아니면 그저 불운한 결과였을까.
기본적으로 전력이 센 팀이 1점차 승부에도 강하다. 1점차 경기 승률은 대개 정규시즌 전체 승률을 따라가게 마련이다. 지난해 88승 4무 52패(승률 0.629)로 정규시즌 1위를 기록한 SSG는 1점차 승부에서도 27승 15패(승률 0.643)로 가장 강했다. 시즌 최하위 한화는 1점차 승부에서도 가장 승률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런 결과가 ‘강팀일 수록 1점차 승부에 더 강하다’는 의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한화의 경우 1점차 승부에서 13승 25패 승률 0.342로 시즌 전체 승률 0.324보다 다소나마 높았다. 2021시즌 1위팀 KT의 경우 정규시즌에선 76승 9무 59패로 승률 0.563을 기록했는데, 1점차 승부에서는 오히려 16승 15패 승률 0.516으로 승률이 크게 떨어졌다.
1점차 승부에 특히 강한 팀을 만드는 요소는 없을까. 2012년 메이저리그에서 볼티모어가 1점차 승부 29승 9패(승률 0.763)라는 기록적인 성적을 남기자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에서 과거 5년간의 리그 전체 성적을 따져 1점차 승부의 승패를 좌우하는 특별한 요소가 있는 것인지 찾으려 했다.
그 결과는 팀 타선의 순장타율과 구원진 탈삼진 및 볼넷 허용률 정도가 그나마 상관관계를 보였을 뿐 다른 요소를 찾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주루 플레이나 수비 능력은 다년간의 데이터로 들여다봤을 때 1점차 승부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결론도 내렸다. 1점차 승부에선 주루 플레이 하나, 수비 실수 하나가 승패를 좌우한다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셈이다.
불펜이 튼튼하고 장타를 많이 친다고 1점차 승부에 무조건 강한 것도 아니다. 2021시즌 두산의 경우 불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가 도합 9.97, 팀 순장타율이 0.111로 모두 리그 2위에 올랐지만 1점차 승부에선 8승 19패 승률 0.296에 그쳤다. 시즌 전체 승률 0.522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삼성의 1점차 승부 5연승에는 선수들의 집중력 만큼 행운 또한 작용했다. 그만큼의 불운이 한편으로 KT를 괴롭혔다. 9연패의 KT 입장에선 거듭된 불운까지 걷어낼 계기 하나가 절실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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