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어야 걸리는줄 알았는데”...청년 발병률 늘어난다는 질환

유주연 기자(avril419@mk.co.kr) 2023. 5. 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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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녹내장
고도근시 가진 젊은층서도 증가세
증상 자각 어려워 정기 검진 필요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서울시 마포구에 사는 20대 중반 김모씨. 최근 시력교정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 사전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녹내장이 발견됐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30대 후반 서모씨도 최근 녹내장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다. 한쪽 눈에 녹내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반대쪽 눈이 근시가 심해져서 라식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사용한 스테로이드 때문에 안압이 상승하면서 괜찮았던 눈마저 녹내장이 진행된 것이다.

녹내장은 노화로 인한 안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젊은 연령대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2018~2021년 녹내장으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의 약 10%는 20~30대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점차 좁아지고 말기에는 결국 시력을 상실하게 되는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다. 보통 눈의 노화와 안압 상승이 함께 오며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노인성 질환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20~30대에 나타나는 녹내장은 고도근시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고도근시 환자는 안구 앞뒤 길이가 정상 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 눈을 지지하는 구조물들의 두께가 얇고, 힘도 약해 시신경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고도근시가 있는 눈과 정시인 눈의 시신경유두 모양을 비교했을 때, 근시가 없는 눈은 동그란 도넛 모양을 하고 있는 반면, 고도근시가 있는 눈은 타원형으로 찌그러져 있고, 방향도 뒤틀려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시신경이 손상돼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젊은 나이에 생길 수 있는 녹내장은 △영·유아 시기부터 눈의 방수 배출 기능 이상으로 안압 조절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발생하는 선천 녹내장 △당뇨가 있어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생혈관 녹내장 △라식·라섹 등 시력교정술과 포도막염 등 안질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오래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녹내장 △외상으로 인해 눈을 다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녹내장 등이 있다.

녹내장은 초기에 발견해서 꾸준히 잘 치료받는다면 실명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안압, 안저 검사 등 안과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녹내장학회에서 추천하는 검진 주기는 △40세 미만은 2~4년 △40세 이상~60세 미만은 2~3년 △60세 이상은 1~2년이다. 정종진 안과전문의(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장)는 “젊을수록 눈 관리에 소홀하기 쉽지만, 일반 건강검진에는 안저검사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꽤 진행된 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녹내장은 발견 시기와 대처 방법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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