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없다”던 GM, 계약직은 예외? ‘전기차 시대’ 미국서 수백명 감원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 주말 계약직 수백명을 해고했다. GM은 올해 초 대대적인 비용절감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정리해고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는데, 대신 비정규 인력들이 감원의 칼날을 맞는 모양새다.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전기차로 빠르게 바뀌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 곳곳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GM은 지난 주말간 계약직 수백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 직원들은 미시간주 워런에 있는 테크니컬센터 등에서 제품 개발 업무에 종사해 온 인력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설에는 설계와 디자인 등 사무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 약 2만여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감원은 GM이 올해 초부터 시행해 온 대대적인 비용 절감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앞서 GM은 향후 2년간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1월 발표했다.
당시 GM은 “정리해고는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GM과 직접적인 근로 계약을 맺지 않은 계약직 등 비정규 인력들은 ‘계약 해지’라는 형태로 감원 칼바람을 고스란히 맞은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정규직 인력에게는 ‘자발적 퇴직’을 활발히 유도하고 있다. 지난 3월 GM은 5년 이상 근무한 모든 정규직 사원들에게 명예퇴직 프로그램(VSP)을 제안했다. 이는 GM의 미국 내 전체 사무직 5만8000명 중 과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프로그램에 약 5000명의 사무직 인력이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GM뿐만이 아니다. 유럽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지난달 26일 사업 합리화를 위한 구조조정 차원에서 미국에서 3만3500명을 조기 퇴직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PSA그룹이 합병해 2021년 출범한 세계 6위권 완성차 회사다.
전기차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사업 합리화’라는 이름으로 내연기관 관련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는 조립공정이 상대적으로 단순해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가 설계·디자인 역시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미국 업체 포드도 유럽에서 직원 38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2월 밝혔으며 폭스바겐·르노 등도 대규모 인력 조정에 나선 바 있다.
다만, 현대차나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아직 전기차 관련 대규모 감원은 없는 상황이지만, 부품 공급업체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구조조정은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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