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조사도 없이 10대 마약류 특별대책?.. 예방교육만 잘하면 되나?

제주방송 강석창 2023. 5. 2. 15: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실태 파악도 없이 내놓은 '특별대책'
예방교육 전문강사도 확보 못해
부산,광주 교육청 실태 조사 예정
경찰에 적발된 유통 마약


최근 10대들 사이에서도 마약류가 빠르게 확산되자, 전국 시도 교육청이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주자치도교육청 역시 마찬가집니다.

청소년 대상 마약 범죄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마약류 피해 방지를 위한 특별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10대 마약류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 비춰볼 때 과연 특별대책인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광수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 제주도교육청, 예방교육 중심 '마약류 특별대책' 효과 의문

제주자치도교육청이 내놓은 특별 대책은 학생들에게 마약류 예방 교육을 2시간 이상 하도록 하고, 모든 교직원이 관련 연수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이미 올해 초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내용입니다.

또 다른 특별 대책은 청소년 마약류 예방을 위한 가정의 역할을 알리는 가정 통신문을 보내고, 마약류 중독 예방 공모전을 열어 우수 작품을 전시하겠다는 겁니다.

새로 나온 대책이란 건 학생들에게 마약류 중독 예방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 강사 양성 과정을 개설하고, 마약류 사범 치료와 보호, 재활 기관을 제주에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제주자치도교육청의 마약류 특별 대책이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있냐는 겁니다

제주에선 이미 지난해 2명의 10대 마약 사범이 적발됐고, 올 들어 전체 마약사범이 41%나 늘면서 마약류에 노출되는 10대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올해 제주에서 적발된 마약 사범 상당수가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함유된 식욕억제제나 진통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청소년들이 훨씬 더 쉽고 은밀하게 마약류를 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제주자치도교육청은 제주도내 청소년들이 마약류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파악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별대책을 내놨습니다.

실상 파악이 안 되다보니, 도박이나 흡연 중독처럼 학교에서 예방 교육만 잘 하면, 막을 수 있다는 단편적인 대책이 나온 셈입니다.

부산광역시교육청


■부산·광주시교육청, 마약류 실태 조사 예정 

부산시교육청도 제주자치도교육청과 거의 똑같은 마약류 특별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마약류 오남용 실태조사를 할 예정이란 점입니다.

부산시교육청은 다음달 한달 동안 마약류 오남용 실태 조사를 전체 초중고생 가운데 2만5,000여명을 표본 조사할 계획입니다.

기존에 해 왔던 흡연·음주실태 조사에 처음으로 유해약물 조사 문항을 포함시키기로 한 겁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대책에 마련할 방침입니다.

광주광역시교육청도 지난해 유해약물 관련 실태조사를 하도록 조례가 제정되면서, 실태 조사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제주자치도교육청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류 실태 조사를 할 경우, 개인정보 사용 동의를 받아야 하는 법적 문제가 있어 쉽지 않다는 소극적 입장만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주 추경 예산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학생 마약류 노출 실태 조사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지만, 이번 특별대책에선 전혀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내놓은 대책은 교육청과 학교 홈페이지에 마약류 관련 신고기관과 상담 기관을 안내하는 배너를 탑재하겠다는 겁니다.

과연 이런 대책으로 숨어 있는 10대 마약류 문제를 찾아내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대구광역시교육청-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업무 협약. 지난해 10월.


■마약류 예방 교육 전문강사도 부족

게다가 마약류 예방 교육을 강화하겠다면서, 이제서야 전문 강사 양성을 하겠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다른 지역 교육청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부터 올 초 전문강사를 선정해 예방 교육 준비를 마쳤습니다.

부산시교육청은 53명의 전문 강사를 선정해 지난달에만 300회 가량 예방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업무 협약을 맺고, 서둘러 예방 교육 준비를 끝냈습니다.

제주자치도교육청의 특별 대책이 실제로 10대 마약류 노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도록 재검토가 요구됩니다.

JIBS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