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檢과 협의 없이 자진 출석…與 “특권의식이자 수사방해”

김명일 기자 2023. 5. 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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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일방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1층서 출입 막혀 돌아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하자 국민의힘은 “법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함의 극치”라고 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중앙지검 1층 로비에 도착해 “일단 들어가보겠다”며 검찰청 직원에게 검사 조사실 출입증 교부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수사팀 검사를 만나겠다. 전화 통화라도 하겠다”고 말했지만 직원은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

검찰은 “피조사자가 일방적으로 출석 일정을 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송영길 전 대표는 결국 이날 중앙지검 1층 현관에서 입장문을 읽은 후 돌아갔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했으나 검찰이 출입을 허용하지 않아 발길을 돌리고 있다. /뉴스1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돈 봉투 게이트로 궁지에 몰리자 느닷없이 언론을 통해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한다”며 “어떤 범죄 피의자도 자기 마음대로 수사 일정을 못 정하는데, 이는 특권의식의 발로”라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겉으로는 검찰수사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는듯하나, 실제로는 검찰수사를 방해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송 전 대표가 지금 할 일은 위장탈당쇼, 꼼수출두쇼가 아니라 돈 봉투 의원들과 함께 솔직하게 모든 진상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출두쇼’를 넘어선 송영길 전 대표의 ‘수사불복, 수사방해’”라며 “법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함의 극치”라고 했다.

강민국 대변인은 “아무리 여론전에 기대야 한다지만, 일방적으로 조사 시점을 결정하고 일정을 통보하는 오만함과 몰염치에 국민은 분노한다”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하더니, 검찰에게 자신부터 빨리 조사하라는 것은 사실상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조사가 불발된 후 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강민국 대변인은 “엄중한 중대범죄 행위가 드러난 마당에도, 반성과 사과는커녕 여전히 얄팍한 술수로 위기를 모면해보려는 후안무치함에 분노가 치밀 뿐”이라며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도 국민께서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송영길 전 대표는 자숙하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자진 출두 퍼포먼스를 벌이며 언론을 향해 대인배 흉내를 내고 있다”며 “올해 초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검찰에 출두할 때 자신을 김대중, 조봉암에게 빗대며 정치범 연기를 하더니, 송 전 대표 역시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는 ‘주변 사람 말고 저를 구속시켜달라’고 입장을 밝혔다”며 “검찰은 조사를 하든 구속을 시키든 적법한 절차에 따를 것이다. 공당의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나 한 명으로 퉁치자’는 식으로 사법 거래를 시도해서야 되겠나?”라고 했다.

한편 검찰은 2021년 민주당 당대표 선거 당시 캠프 관계자들이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 등 40여 명에게 돈 봉투 9400만원을 뿌린 정황 외에, 송 전 대표가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등을 통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해 살포했을 가능성을 확인 중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1일 송 전 대표 자택, 먹사연, 선거 캠프 관계자 등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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