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장사' 키움이 키운 CFD…'회장님 연루설'에 부메랑 됐다

[주가조작 사태]키움證 '최대 300만원 일년내내 CFD 이벤트' 시장 확대 앞장
회장님의 '기막힌 매도'…금융당국 "과열 유치경쟁 하지마라" 경고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주가조작 혐의 세력이 악용한 '차액결제거래(CFD)' 시장을 증권사들이 앞장서서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 시장에서 두각을 보여온 키움증권(039490)은 초기부터 CFD를 적극적으로 확대한 장본인이다. 키움증권은 현재까지도 점유율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데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주가조작 연루설'이 불거지면서 부메랑을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증권사가 CFD 유치를 위해 과도한 마케팅이나 이벤트 등을 하는 행위는 자제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냈다.

◇키움證 '최대 300만원 지급 일년내내 CFD 이벤트' 시장 확대 앞장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당국은 증권가의 과도한 CFD 유치 마케팅 경쟁이 자본시장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경고를 이미 지난해부터 시장에 내고 있었다.

금감원의 '2022년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중 CFD 거래대금 규모는 70조1000억원에 달했다. 2020년 30조9000억원보다 126.86% 급증한 수치다. CFD 거래 잔액은 2021년 말 기준 5조4000억원으로 2020년 말 4조8000억원보다 13.1%(6000억원) 늘었다.

2017년 국내에서 CFD 시장이 처음 형성됐을 땐 거래대금이 1조9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2018년 키움증권이 진입하면서 8조3000억원 규모로 커졌고 이후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진출했다.

특히 당국이 2019년에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명목으로 개인전문투자자 지정 요건을 완화한 것이 CFD시장 확대로 이어졌다. 증권사들이 개인전문투자자 모집을 위한 마케팅을 크게 강화하고 CFD 거래를 적극 권장했기 때문이다. 2017년 1조9000억원이던 CFD 거래대금이 2020년에 30조9000억원으로, 2021년에 70조1000억원으로 5년만에 70배나 폭증한 배경이다.

키움증권의 경우 개인투자자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증권플랫폼으로, CFD 개인전문투자자 등록이나 거래 점유율도 상위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5월13일 해외주식 CFD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국내외 CFD 거래시 수수료를 업계 최저수준인 0.07%만 부과하고 최대 300만원의 현금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실시했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시점이었지만 원화주문시 환율 우대 혜택도 제공했다. 이벤트는 연말까지 내내 이어졌다. 올해도 1월1일부터 3월31일까지 동일한 내용의 CFD 이벤트를 지속했다.

이 회사는 CFD 거래를 권장하면서 "공매도가 가능해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으며 최대 2.5배 레버리지를 이용해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타 주식거래와 달리 양도소득세가 11% 수준이어서 세금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고 장점을 적극 알렸다.

키움증권에서 올 초 실시한 CFD 이벤트 내용(출처 키움증권) ⓒ News1

◇회장님의 '기막힌 매도'…금융당국 "과열 유치경쟁 하지마라" 경고 문제는 CFD 거래의 최대 리스크인 '반대매매'로 인해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터지면서 드러났다.

키움증권의 오너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하한가 사태 직전 다우데이타(032190) 주식 140만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블록딜로 처분한 것이다. 김 회장의 블록딜 후 2거래일째인 24일 오전,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의 대량 물량이 나오면서 다우데이타는 '하한가'(가격 제한폭까지 주가가 하락하는 것)를 맞았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김 회장은 주가조작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대신 항변했으나 검찰은 주가조작 혐의가 4월초부터 시작됐고, 일부 연루자들은 수사로 인해 폭락장이 발생할 것을 사전에 계산했을 수도 있다.

특히 황 대표는 최근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부원장 주재로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증권사 CEO들이 CFD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만기 설정과 잔고공시 등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뜻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FD 마케팅에 가장 앞장 선 것이 키움증권이고 현재 점유율도 상위권인데, 수수료 장사할 때는 좋았다가 이번 하한가 사태로 당국의 회초리가 무서워지자 규제를 강화하자고 '선수'를 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역시 "증권사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CFD 시장 과열 우려가 있고 주가 변동성 확대 시 CFD 거래의 레버리지 효과 등으로 투자자 손실 발생 소지가 있다"며 "주가 하락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CFD 수수료 인하, 신규 고객 이벤트 실시 등 증권사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CFD 시장이 과열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감원 업무회의에서 "금융회사는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부당권유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살펴야한다"고 경고하며 "금융당국도 적극적인 시장감시를 통해 투자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