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old] 지도자-동료-가족들의 추천사, 특별했던 ‘K리그 명예의 전당’
[포포투=정지훈(장충동)]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감동적이었다. 특히 지도자, 동료, 가족들의 감동적인 추천사가 함께 해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은 더 의미가 있었고, 특별했다.
한국 프로축구 40년을 빛낸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5월 2일(화) 오전 11시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렸다.
'K리그 명예의 전당'은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이 K리그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올해 신설했다. 'K리그 명예의 전당'은 선수, 지도자, 공헌자 3개 부문으로 구성되고,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매 2년마다 헌액자를 선정한다. 초대 헌액자로는 선수 부문에 최순호, 홍명보, 신태용, 이동국, 지도자 부문에 김정남 전 울산현대 감독, 공헌자 부문에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K리그 출범 후 처음인 이번 헌액식에서는 각 헌액자들의 수상에 앞서 동료, 스승, 제자, 가족 등 특별한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 등장해 추천사를 낭독하고 헌액자들을 소개했다. 각 헌액자들의 과거 모습이 담긴 특별 영상도 상영됐다.
첫 번째 헌액자는 ‘라이언킹’ 이동국. 그를 추천한 인물은 선수 시절을 함께 한 최태욱이었다. 최태욱은 “이동국 선수와는 2009년 에닝요, 루이스, 저와 함께 판타스틱4를 구성했던 것이 기억난다. 당시에는 크로스를 올리기만 하면 동국이형이 어느 샌가 나타나 슈팅을 했다. 많은 골을 넣었지만 무엇보다 자기관리가 탁월했다. 아직도 은퇴가 믿기지 않는 레전드다”며 이동국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면서 “이동국 선배에게 두 번째로 많은 도움을 준 선수가 저라고 들었다. 밥 한 번 샀으면 좋겠다”며 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동국은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는 “너무 감사하다. 선수로서 받는 마지막 상일 것 같다. 32년을 선수 생활을 했는데, 막내 시안이는 아빠의 축구 선수 시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요새 시안이가 축구에 빠져있는데, 유튜브로만 저를 보고 있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웃었다.
두 번째 주인공은 성남의 레전드 신태용이었다. 이번에는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두 아들, 신재원과 신재혁이 소개자로 나섰다. 두 아들 모두 K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었다.
먼저 성남FC에서 뛰고 있는 신재원은 “축구를 하면서 아버지와 같은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다. 프로 선수가 되고나서 아버지가 걸어온 길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끼고 있다.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넣었을 때 성남 팬들이 환호를 보내주셨다”고 했고, 안산 그리너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재혁은 “K리그의 일원으로서 존경하는 축구인이자, 사랑하는 아버지를 소개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고, 기쁘다. 모든 방면에서 최고의 기록을 세우셨다”며 존경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가문의 영광이다. 그동안 K리그에서 이런 큰 상이 없었다. 인도네시아에 있다가 언론을 통해 K리그 명예의 전당에 대해 접했다. 개인적으로는 K리그에서 족적을 남겼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기대감도 있었다. 정말 영광이다”고 답했다.
세 번째 레전드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명보 감독을 추천한 인물은 대전하나시티즌의 허정무 이사장이었다. 허정무 이사장과 홍명보 감독은 한국 대표팀과 포항제철에서 특별한 인연을 만들었다.
허정무 이사장은 “선수 홍명보는 유일하게 K리그 신인으로써 MVP를 수상했다. 주장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월드컵 4강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만든 선수다. 저는 베켄바우어를 좋아했는데, 홍명보 선수와 많이 닮았다. 수비수지만 탁월한 기술과 리딩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탁월한 선수였다. 우리나라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보배였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선수가 지금은 지도자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며 홍명보 감독을 추천했다.
홍명보 감독은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홍 감독은 “사실 K리그에서 저보다 훨씬 공헌한 분들이 많으신데, 제가 명예의 전당에 올라 죄송한 마음도 있다. 슈퍼리그가 출범될 때 저는 동대문운동장에서 볼보이였다. 이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목표를 가졌다. 몇 년 후에 꿈을 이뤘다. 제가 받은 상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상인 것 같다. 저는 지금 매주 일주일에 두 번 K리그 피치위에 서있다. 많은 것을 느끼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 많은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할 것이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1세대 선수로는 불세출의 공격수 최순호가 이름을 올렸다. 최순호를 추천한 인물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현 OB 축구회의 이회택 회장이었다.
이회택 회장은 “축구와 함께 한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선수들이 뛰는 것을 봐왔다. 그 중에서도 최순호라는 축구 선수는 한 세기에 한 번 나올 수 있는 걸출한 공격수라고 생각한다. 축구 선수에게 큰 키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좋은 피지컬을 가진 이 선수에게 마음을 뺏겼다. 체격, 기술, 스피드를 모두 갖춘 선수였다. 불세출의 스트라이커 최순호를 소개한다”고 소개했고, 최순호도 화답했다.
지도자 부문에 김정남 전 울산 현대 감독, 공헌자 부문에는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는 가족들이 감동적인 인사말을 전했다.
김정남 감독의 손자인 김민석 씨는 할아버지의 소감을 직접 전하면서 “지도자 부문에 헌액됐다고 들었을 때 놀랐다. 부족한 제가 이런 큰 상을 받아도 되는지 송구한 마음이 든다. K리그 감독으로 정말 행복했다. 훌륭한 선수들, 팬들과 함께 한 것은 소중한 기억이다. 모두에게 감사하다. 할아버지께서는 겸손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늘 잊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태준 회장의 아들 박성빈 씨는 고인을 생각하며 울먹였고, “ 추억할 시간을 주셔서 감사하다. 축구를 참 좋아하셨다. 방학을 이용해 포항을 가면 축구를 함께 했던 기억이 있다. 독일 월드컵도 함께 갔었는데, 가족들에게는 평생을 간직할 수 있는 특별한 기억이다. 포항의 가족인 최순호, 홍명보, 이동국님과 함께 이 자리에서 있어서 더 감사하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K리그 40주년을 맞아 신설된 명예의 전당식은 의미가 있었다. 특별히 지도자, 동료, 가족들의 감동적인 추천사가 함께 여서 더 의미가 있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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