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당 품이 작아졌다"…다시 등장한 이준석과 천아용인, 왜?
내년 총선을 1년 가량 앞두고 청년·중도층의 이탈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답보하는 상황에서 개혁보수를 자칭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전당대회 이후 약 두 달 간 잠행한 이 대표가 최근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팀과 다시 지지세 규합에 나서고 있다. 연이은 설화를 일으키며 논란을 산 김재원·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절차가 개시된 시점에서 여당 내 청년·중도 당심을 결집해 존재감을 띄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행사 취지에 대해 "아무래도 요즘 정치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있어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획을 하게 됐다"며 "예상했던 인원보다 훨씬 많이 왔다. 젊은 세대가 정치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구나라는 것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당을 지지하는 젊은세대를 위한 정치 소통창구를 열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단 뜻이다.
최근 지도부 리스크로 당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청년층 이탈 조짐도 감지되고 있단 점에서 현 여당 지도부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천하람 위원장도 "정말 품이 작아진 현재 (우리) 당에도 다양한 목소리와 매력 넘치는 분들이 있다"면서도 "지금 정부와 국민의힘 지도부를 도저히 지지하기 어려워 보수진영에서마저 이탈하려는 젊은 세대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조사해 발표한 4월4주차 정당 지지도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32%로 민주당(37%)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와 30대에서 국민의힘 지지도가 22%, 26%로 각각 27%, 35%를 기록한 민주당보다 낮았다. 이 조사는 지난달 25일부터 사흘 간 무선(95%)·유선(5%)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0.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전 대표는 "오늘 서울에서 이렇게 많은 자리를 채워주셨기 때문에 부산도 갈 것이고 대구도 갈 것이다. 그들(지도부)이 절대 가지 못하는 광주도 갈 것"이라고 했다. 또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이 예고한 한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대해서도 "금 전 의원이 가진 관점 자체가 저랑 많이 다르다"며 "전혀 의미 있는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에서 정치를 지속하겠단 뜻을 밝혔다.
안철수 의원, 황교안 전 대표와 달리 전당대회 후 김기현 대표와 별도의 만남을 갖지 않고 있는 천 위원장도 비윤 노선을 지속할 방침을 밝혔다. 천 위원장은 "(김 대표가 내건)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이라는 게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고 함께 할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라며 "그런 의지가 사실상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김 대표와) 만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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