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첫 명예의 전당 헌액자 6명···최순호·홍명보·신태용·이동국·김정남 전 감독·고 박태준 명예회장
한국 프로축구 40주년을 맞아 신설된 K리그 명예의 전당에 첫 헌액자로 6명이 이름을 올라갔다. 올해 창설된 K리그 명예의 전당은 선수, 지도자, 공헌자 3개 부문으로 구성되는데, 초대 명예의 전당 헌액 영광은 선수 부문 최순호, 홍명보, 신태용, 이동국, 지도자 부문 김정남 전 유공 감독, 공헌자 부문에는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에게 돌아갔다.
제1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2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개최됐다. 이미 헌액 대상자가 발표된 가운데 헌액식에 앞서 동료, 스승, 제자, 가족 등 특별한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 나와 추천사를 낭독하고 헌액자들을 소개했다.
1986년 포항의 우승을 이끌며 K리그 통산 100경기에서 23골 19도움을 기록하고, 국가대표로는 1986년 한국 축구를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데 기여한 최순호 단장은 이회택 OB축구회 회장의 추천사로 단상에 올랐다. 최순호 단장은 “당시 운동장에서 함께 뛰었던 선후배, 동료와 선생님들이 아련한 기억 속에 모두 생각난다”며 “50년이 넘는 축구 인생을 지켜봐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1992년 포항에서 데뷔해 그해 리그 우승과 베스트11, 최우수선수(MVP)를 휩쓴 ‘영원한 캡틴’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포항에서 20대 중반의 3년 차 선수 홍명보에게 주장을 맡긴 것은 그의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믿었기 때문”이라는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의 소개로 무대에 섰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멤버이기도 한 홍명보 감독은 “1983년 슈퍼리그 첫 시작 당시 동대문 경기장에서 볼보이를 하면서 꿈을 키우고, 결국 꿈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그동안 받은 상 중 가장 의미 있는 상”이라며 감격했다.
신태용 감독은 성남 일화에서 K리그 우승을 6차례나 달성하며 K리그 최초로 60골-60도움 대기록을 작성하는 등 통산 99골 68도움의 성적을 남겼다. 현재 프로에서 뛰고 있는 아들 성남FC 신재원·안산 그리너스 신재혁이 “아버지가 밟아온 길의 위대함을 프로무대에 밟고 나서야 느꼈다”는 추천사를 들은 신 감독은 “성남 일화에서 뛰면서 원클럽맨으로서 K리그에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뿌듯해 하겠다.
K리그 최다 득점(228골), 최다 공격 포인트(305개), 필드 플레이어 최다 출장(548경기) 기록과 함께 K리그에서 8차례 우승한 기록을 갖고 있는 이동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전북 현대에서의 활약 때문에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 최강희 감독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최근 고전하는 친정팀 전북의 재도약을 응원했다. 또 특별히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아들 시안이가 선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프로선수로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는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할 수 있는 날이 와서 좋다”고 활짝 웃었다.
헌액 대상자들에게는 헌액 증서와 함께 트로피가 수여됐다. 1989년 유공, 2005년 울산의 우승을 이끌었고, 국가대표로도 1986년 멕시코 월드컵, 1988년 서울올림픽 사령탑을 역임한 김정남 전 감독은 동생인 김성남 부천FC 단장이 대신 참석했다. 1973년 포항제철 축구단 창단, 1990년 한국 최초 축구 전용구장 포항 스틸야드 건립, 1994년 전남 드래곤즈 창단 등의 공로를 인정받은 고 박태준 회장의 대리 수상자로는 아들 박성빈 씨가 나섰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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