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성+인물' PD "AV 산업, 옳고 그름 떠나 얘기 듣는 자체가 의미…교양서 다뤄주길"

정빛 2023. 5. 2. 14: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인물' 정효민 PD. 사진 제공=넷플릭스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넷플릭스 '성+인물' 제작진이 AV(성인비디오) 배우들을 만난 이유를 설명했다.

'성+인물' PD는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AV 산업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산업에 종사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체가 충분히 의미있게 화두를 던질만하다고 봤다"라며 "교양이나 다큐에서 더 다뤄지면 좋겠다"라고 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시리즈 '성+인물'은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다. 성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AV 배우들을 만나 성인문화 산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가운데, 국내에서는 불법인 AV산업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정효민 PD는 "합법이냐 아니냐 말이 있다. AV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것은 불법의 영역이다. 그러나 개인이 보는 것은 불법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AV 합법 국가들을 언급했다. 정 PD는 "일본에서는 AV를 제작하는 것이 합법이다. 전 세계로 보면 합법인 나라가 적지 않더라. 여기서 우리가 다뤄봐야 할 문제가, 일본에서는 성인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산업이고 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체는 법적인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정서적인 문제가 있지만 산업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 보다는, 그 사람이 어떤 소신과 직업적 소명감을 갖고 일하는지를 중립적인 태도로 진지하게 들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AV 배우 이야기를 못 듣던 것을 들었나했는데, 사실 그렇지 않더라. 몇십만 명이 구독하는 AV 배우들의 생각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더라. 우리는 어떤 톤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까,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조심스럽고 존중스러운 태도로 들어보려고 접근했다"고 첨언했다.

또 다른 19세 이상의 문화인 음주를 다루는 미디어 환경을 짚기도 했다. 정 PD는 "회의하면서 토론한 주제가 음주였다. 성을 생각하니, 불법과 합법을 나눌 때, 타인을 해가거나 폭력적이거나 살인은 논할 가치가 없이 범죄다. 그러나 성인이 향유할 수 있는 음주, 협연, 성, 영화에 대한 폭력성 등은 옳고 그름 문제보다는 문화적으로 허용되는 스탠다드다. 성인들이 보는 콘텐츠 안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갖는 좌표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음주를 예를 들어보니, 유럽은 14세 16세 정도 음주가 허용된다. 세계적으로는 봤을 때는 일본은 20세, 미국은 21세다. 한국은 음주에 관대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랬을 때 틀렸다고 하기는 어렵다. 합법과 불법과 만국 공통어로 설명돼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에 대해 각자 판단력을 가진 지성인 시청자들이 세계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충분히 의미있게 화두를 던질만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성+인물' 김인식 PD. 사진 제공=넷플릭스

김인식 PD 또한 "연장선상 이야기라 짧게 말씀드리면, 우리 문화 안에서 옳고 그름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 그 나라 문화를 본다는 것은 마냥 주류가 아니라 비주류 입장에서 그 나라 이이갸를 듣는 것이다. 주류가 맞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조금만 떨어져도 이런 문화가 있구나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AV 비디오로 인한 성 착취 피해나 모방 범죄가 늘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 PD는 "AV 배우들에게 생각과 철학을 물어봤을 때, 오히려 관련 범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 당연히 여러 논의가 있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정확하게 나눠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 생각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미화한다고는 표현할 수 없는 것 같다. 마지막편에 일본 보통 사람들에게도 물어본다. 당신들 생각은 어떠냐고. 거기에 대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답도 있고, 아니라는 답도 있다"며 "편집된 '짤'만 보면 신동엽이 동의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건 회차를 다 보시면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걸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장을 보여주고 싶다. 성 범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나 낮춰야한다는 주장은 교양이나 다큐에서 다뤄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