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앞두고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숨져…민노총 규탄집회(종합)

분신 직전 "정당한 노조활동" 주장…혐의에 불만 유서 남겨
민노총 2일 강원경찰청 앞에서 "노조탄압 분신 부추겨" 규탄

(강릉=뉴스1) 윤왕근 한귀섭 기자 = 노동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분신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가 2일 병원에서 치료 중 숨졌다.

강릉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시 9분쯤 민노총 건설노조 간부 양모(50)씨가 서울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서 화상치료를 받던 중 숨을 거뒀다.

양씨는 1일 오전 9시 35분쯤 강원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자신의 몸에 화학성 물질을 끼얹고 분신을 시도했다. 양씨는 전신화상을 입고 강릉의 한 대형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를 위해 헬기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재차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었다.

당초 해당 병원은 밤새 상황을 지켜본 뒤 양씨의 수술을 계획했으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수술을 잠시 미뤘다. 그러나 양씨의 소생 가능성이 없어지면서 약물치료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분신 직전 "제가 오늘 분신을 하게 된 건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더라"며 "자존심이 허락 되지 않는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양씨는 분신 당일인 1일 오후 3시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예정돼 있었다. 양씨를 비롯한 민노총 건설노조 전현직 간부 3명은 조합원 채용 강요에 의한 협박과 현장 간부의 급여를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양씨를 비롯한 간부 3명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법원은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 등 구속 필요성의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는 이날 강원경찰청 앞에서 정부와 검·경의 노조탄압이 건설 노동자의 분신을 부추겼다는 취지의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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