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네 번이나 콜한 문수경’ 최지혜 인터뷰 [양형모의 일일공프로젝트 20]
- 엔딩 장식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 가장 극적인 명장면
-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배역’에 도전하고 싶어
사실 인터뷰를 위해 자료 조사를 하기 전까지, 최지혜 배우는 낯선 인터뷰이였습니다. 2020년 뮤지컬 ‘광주’의 문수경 역으로 데뷔. 1997년생이니 올해 25세.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고 현재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소속. 데뷔한 지 만 3년이 채 안 되었지만 출연작이 적지 않습니다. 데뷔년도에는 광주 외에 몬테크리스토에서 발렌타인 역을 맡았고, 2021년에는 문스토리(수연 역), 광주(문수경 역), 박열(후미코 역), 뱀파이어 아더(엠마 역) 등 4개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2022년에는 웨스턴 스토리(제인 존슨 역), 광주(문수경 역), 라흐헤스트(동림 역)에 출연했고, 올해는 베토벤에서 베티나 브렌타노로 관객과 만나는 중이죠. 아참 연극도 있습니다. 인사이드(조안 역·2021), 돌아온다(귀신부인 역·2022)에 나왔죠. 은근히 다작입니다.
무엇보다 데뷔작인 ‘광주’ 문수경 역을 세 번이나 맡은 것이 눈에 띕니다. 이쯤 되면 붙박이 캐스팅입니다. 뮤지컬 ‘광주’의 4연 개막을 앞두고 문수경, 아니 최지혜 배우를 만났습니다. 4연 ‘광주’는 이 작품의 역사적 배경인 광주의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5월 16일 막을 올립니다. 21일까지 짧게 공연한다고 하는군요.
(최지혜 배우와의 인터뷰는 4월 20일, 충정로 스포츠동아 인터뷰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 뮤지컬 ‘광주’가 데뷔작이시죠. 어떻게 데뷔하게 되신 건가요.
“당시 제가 대학 4학년(동국대 연극영화과) 재학 중이었어요. 교수님께서 ‘이런 오디션이 있는데 한번 봐라’고 권유해주셔서 오디션을 보았죠. 비공개 오디션이었는데, 아마 적은 회차 출연이지만 한 명이 더 필요했던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 첫 오디션에서 덜컥 캐스팅이 되신 거네요.
“언니들의 커버라고 해야 될까요. 다섯 번 회차만 하는 것으로 오디션에 붙어서 기회가 주어졌어요.”
- 원래 전공은 연기로 알고 있는데요. 교수님께서 연극, 영화, 드라마가 아니라 뮤지컬 오디션을 보라고 권하신 게 신기합니다. “연극영화과라 연극도 배우고, 뮤지컬도 배웠거든요. 학교에서 뮤지컬을 많이 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낯선 기자와의 인터뷰에 살짝 긴장이 되는지 답이 짧습니다. 그러나 작품 얘기가 나오자 슬슬 ‘본색(?)’이 …)
- 뮤지컬 ‘광주’가 어느덧 4연 째입니다. 이번 시즌은 전남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5월 16일부터 21일까지, 비교적 짧게 공연합니다. 연습은 잘 되어 가시나요.
“요즘 초반이거든요. 얼마 전에 상견례 하느라 처음 서로 만났는데 다양하시더라고요. 계속 하신 분도 계시고, 아예 새로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초연 때 하셨다가 이번에 다시 합류하신 분도 계시고. 그래서 분위기가 좀 색달랐어요. 새로웠어요. 막 어색하지도 않고. 연출님께서 ‘이번에도 역시 잘 될 것 같다’고 하셨죠. 어느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상견례 자리가 꼭 명절 같다고. 오랜만에 가족들 만나는 것 같아서(처음으로 웃음).”
“무거워질 수 있어요. 그래서 연출님께서 초연 때부터 매 시즌마다 ‘무거워지지 말자’고 하셨거든요. 너무 작품에 빠지지 말고, 끝나면 훌훌 털어버리라고. 문수경 열심히 하다가 끝나면 딱 최지혜로 돌아오라고요.”
- 캐릭터를 오래 붙들고 있지 말라는 말씀이군요. 그런데 그게 말처럼 잘 되던가요.
“아니요. ‘이거 어떻게 안 울어. 어떻게 안 힘들어 해’ 하면서 언니, 오빠들이랑 연습했던 기억이 있어요.”
- 매년 5월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광주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요즘 세대들에게는 부모 세대들만큼 뚜렷하게 다가오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요. 뮤지컬 ‘광주’와 같은 작품이 지금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은, 뭔가 동시대의 젊은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가 아닐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은 … 교과서에 나오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젊은 세대들이 자세히는 모를 것 아니에요. 저도 그랬고. 그렇기 때문에 5.18 민주화 운동이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공연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뜻 깊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이런 걸 꼭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라기보다는 그냥 공연장에 오셔서 정말 행복해하고,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웃고 울고, 이런 시간들을 보내시고 또 무대에 있는 저희들을 그저 바라봐 주신다면 결국 공연이 끝나고 났을 때 분명히 느껴지시는 것들이 있을 거예요. 그게 무엇이든 간에 그 마음만 잘 안고 돌아가 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뻔한 질문이긴 합니다만. ‘광주’에서 맡고 계신 문수경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야간학교 교사죠. 야학활동과 가두시위를 병행하면서 민주화를 꿈꾸는, 엄청 열정적이고 씩씩하면서도 사랑이 많은 인물입니다. 저랑은 어떻게 보면 좀 다른 ….”
- 본인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말씀?
“전혀 그렇지 않은 건 아니고요(웃음). 닮고 싶은 인물이에요.”
- 문수경처럼 밝고 열정적이고, 외향적이지는 않으신가 봅니다.
“열정 가득하고, 꿈이 많은 건 맞아요. 다만 수경이는 표출을 많이 하고, 외향적인 스타일이지만 전 좀 내향적인 편인 것 같습니다.”
“쉽지 않았어요. 저 아직도 생각나는 게 … 초연할 때 연습 끝나고 다 같이 밥을 먹으러 갔는데요. 다들 정말 음악 얘기밖에 안 했어요. ‘우리 이제 어떡하냐’고. 너무 음악이 어려우니까. 멘붕이었죠.”
- ‘광주’의 작곡가가 서울대 음대 작곡과 최우정 교수죠. 개인적으로는 제 중학교 동창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현대 클래식 작곡가라 전형적인 뮤지컬 음악과는 좀 다를 것 같긴 합니다.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정말 전형적이지 않거든요. 기존 뮤지컬 라인과 확실히 달라요. 그래서 사실 어려웠던 거죠.”
-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달랐을까요.
“광주 사투리의 억양과 1970년대, 80년대 유행하던 음악을 넘버에 담으려 하셨다고 해요. 그리고 ‘광주’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계속 베이스로 깔려 있거든요. 저도 이제 4연 째를 맞이하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에서 음악을 다시 보니까 정말 교수님이 존경스럽더라고요.”
- ‘임을 위한 행진곡’은 가사와 멜로디가 사람의 마음을 울컥하고 뜨겁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극 속에 여러 차례, 여러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가장 극적으로 울려 퍼지는 장면은 어떤 장면이죠?
“아무래도 엔딩이겠죠. 마지막에 수경이가 선창을 해요. 수경이는 살아남은 사람들을 대표하거든요. 그리고 뒤로 돌아서면 지금까지 희생됐던 사람들이 다 같이 웃으면서 등장하죠. 살아남은 사람과 희생자들이 만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데 이 장면이 저는 가장 극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도 기억이 납니다. 명장면이었죠.
“너무 아프고, 너무 보고 싶었던 사람들이고, 너무 사랑하는 사람들이 앞에서 반겨주거든요. 그러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데, 그때 정말 무대에서 눈물이 많이 나요.”
- 이 작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무엇인가요.
“1막의 ‘훌라훌라’요. 이 장면에서 광주 시민들의 에너지가 최고조로 오르죠. 저도 객석에서 모니터하면서 앉아있을 때면 심장이 엄청 뛰어요. 정말 모든 배우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서 부르거든요.” - 확실히 저도 그 장면에서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장면을 저는 가장 좋아합니다.”
- 특히 이런 게 느껴진단 말이죠. 배우들이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고 있고, 그 표정이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데 보는 우리들은 이 사람들의 결말을 알고 있거든요. 그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저 사람들이 저렇게 희망에 차 있구나’하며 보는 거죠. 심지어 저렇게 희망에 차 노래하고 있지만, 저들도 실은 자신들의 운명을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
“연출님이 그 장면에서 그렇게 의도하신 거 같아요. 우리가 즐겁게, 같이 한 마음으로 싸워 이기자. 우리는 할 수 있다. 이렇게 에너지가 최고조에 이를 때 총으로 쏘거든요. 진짜 숨이 턱 막혀요. 너무 마음이 아프고, 너무 화가 나고.”
“저 사실 되게 좋아하는 장면이 있어요. 짧게 지나가긴 하지만.”
- 짧아도 괜찮습니다. 궁금해지는데요.
“수경이가 어떤 애인지 한 번에 보이는 장면이 있거든요. 사실 수경이는 여자잖아요. 정말 겁도 많았을 거고. 계엄군들한테 돌을 던지면서 하지 말라 하고는 잠깐 뛰어가는 장면이 있거든요. 이 장면을 좋아합니다.
- 굳이 그 짧은 장면을요? 왜죠?
“멋있어요. 수경이가 어린데 용기가 있어서. 저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싶거든요. ‘얘 되게 멋있는 애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2020년 데뷔하셨으니 만 3년이 채 안 되었네요. 무대에 대한 두려움이랄지, 공포감이랄지. 이런 게 있나요.
“긴장은 많이 되는데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긴장 때문에 방해가 되거나 공연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거나, 그런 수준은 아니고요. 공연 전에는 최대한 음악을 듣고 집중하는 편입니다.”
- 혹시 배우라면 누구나 꾼다는 꿈을 꾼 적 있으신지요. 예를 들어 무대에 올라갔는데 대사가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든지.
“저 꿔요. 대본도 아직 안 봤는데 갑자기 내일 공연이라고. 저만 그런 꿈을 꾸는 게 아니었군요(웃음). 실은 며칠 전에도 꿨어요. ‘광주’ 이성준 음악감독님이 꿈에 나오셔서는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감독님의 곡을 불러야 한다는 거예요. 얼마나 놀랐는지.”
- 스스로 ‘내 연기 중에서 이건 좀 괜찮은 거 같다’라는 부분이 있다면.
“없어요. 늘 불만이에요.” - 뭐가 그렇게 불만이신가요.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하지만, ‘더 할 수 있었는데 …’ 싶을 때가 많아요. ‘내가 왜 이 생각은 못했지’하고. 근데 이미 작품은 끝나버렸고.” - 다음 공연에서 바꿀 수도 없이 아예 공연 자체가 막을 내리고 나서야 생각이 든 거군요.
“예전에 공연할 때 선배님들이 그러셨거든요. 공연을 하는 동안에도 네 연기는 바뀌고, 생각도 바뀔 거라고. 공연이 끝날 때까지 계속 바뀔 거라고.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를 잘 못했어요. 이미 다 고민하고 만들어진 상태에서 이걸 가지고 몇 달 동안 쭉 공연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었죠.”
-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는 거죠?
“아니더라고요. 하다 보니까 또 새로운 게 찾아지고, 정말 제가 고민하기 나름이더라고요. 겨우 그걸 이해하게 됐는데 작품이 끝나버린 거죠. 자기 전에 누워서 생각해 보면 ‘그때 그렇게 했어도 좋았겠다. 그땐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싶을 때가 많아요. 정말 정말 끝도 없이 고민해야 되는 것 같아요.”
-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배우들은 보통 작품이 겹치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두 작품을 동시에 출연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한 작품을 하면서 차기 작품 연습을 해야 할 때도 있죠. 심지어 1년이 넘도록 안 하다가 갑자기 지방공연이 잡혀서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배우들은 어떻게 두 작품의 대사와 음악을 헷갈리지 않고 다 기억하는 걸까요. 천재들 같습니다.
“저도 그게 신기하더라니까요. 저야 아직 많은 작품을 안 해봐서(웃음). 실은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긴 해요. 작년 5월에 ‘광주’ 공연 끝마치고 텀이 있다가 9월 세종시에서 지방공연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게 되려나’ 했는데, 되더라고요. 악보랑 대본 보니까 새록새록 다시 기억이 나는 거예요(웃음).”
- 지방공연의 경우 배우들과 합을 맞출 시간도 굉장히 짧을 텐데요.
“맞아요.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정말 기지를 발휘해서 하는 거죠.”
“물론입니다.”
-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배역이 있나요.
“요즘 특히 많이 하는 생각인데요. 정말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 배우는 이런 걸 정말 잘해’ 해서 그것만 하는 배우가 아니라 ‘이런 것도 잘 소화하네’ 하는 배우. 사람들이 ‘최지혜는 이런 거 정말 잘 하겠다’ 하는 것과 반대되는 역할들에 많이 도전해보고 싶어요.”
- 예를 들면 어떤 배역일까요.
“주변에서 지킬앤하이드 엠마, 베르테르의 롯데 같은 역할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시기도 해요. 근데 제가 하고 싶은 건 지킬앤하이드의 루시, 시카고의 록시와 같은 역할이죠. 또는 렌트의 미미랄지.”
- 과연 사람들이 ‘그런 역은 안 어울릴 것 같다’고 할지도 모르겠군요(웃음).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 혹시 본받고 싶은 선배 배우가 있을까요. 꼭 연기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너무 많죠. 지금 하고 있는 ‘베토벤’에도 계세요. 안토니 역의 세 주인공 언니들이죠. 조(정은) 언니는 정말 성실하시고 최선을 다 하시는 것 같아요. 작품에 대한 애정이 많이 느껴져요. 고민을 많이 하시고, 또 따뜻하시고. 그런 부분을 닮고 싶어요. 언니 같은 배우로 성장하고 싶죠. 저는 언니를 보면서 자랐고, 꿈을 키웠으니까요.”
- 그리고 또?
“(옥)주현 언니는 그 집요함. 작품을 대할 때 정말 정말 집요하세요. 어떻게 해서든 관객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그 마음, 열정이 정말 많이 느껴져요. 그런 부분을 배우고 싶고 … (윤)공주 언니는 같이 있으면 너무 즐거워요(웃음). 선배라고 해서 불편함이 전혀 없어요. 그냥 정말 친한 언니 같아요. 저도 나중에 동생들한테 이렇게 편한 선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시죠.”
- 그러고 보니 지금 ‘광주’ 인터뷰인데 이야기가 ‘베토벤’으로 새어버린 것 같습니다(웃음).
“앗, 그러네요. 아하하!”
- 10년 후의 최지혜 배우는 어떤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로 무대에 서 있을까요. 한번 상상해 보시겠습니까.
“음 … 넥스트투노멀의 다이애나요.”
- 저기요. 10년 후라고 해봐야 30대 후반인데, 다이애나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박칼린 배우가 맡은 역할인데요.
“아, 그런가요(웃음). 전 앞으로 10년 사이에 저한테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기쁜 일만 바라는 건 아니고요. 힘든 일도 겪고, 아픈 일도 겪어서 저한테 많은 경험들이 쌓이길 원해요. 그래서 제가 더 깊은 인간으로 성장을 한 뒤에 10년 후에는 또 다른 모습의 배우로 살고 싶어요.”
- 10년 뒤에는 14연차 ‘광주’에 출연하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광주 시조새’로 불리면서 말이죠(웃음).
“오오! 그것도 괜찮은데요. 정말 해보고 싶어요. 그땐 수경이가 아니라 정화인(황사음악사 주인)을 하면 좋겠는데요. 아하하!”
인터뷰 초반 살짝 긴장한 듯 보였던 최지혜 배우는 ‘몸이 풀리자’ 많은 말을 쏟아냈습니다. 데뷔한 지 만 3년이 채 안 된 이 신인 같지 않은 신인배우는 하고 싶은 말만큼이나 하고 싶은 작품, 배역도 많습니다. 인터뷰가 있고나서 며칠 뒤 ‘베토벤’에서 최지혜 배우가 연기하는 베티나를 보았습니다. 당차고 씩씩한 문수경과는 사뭇 다른, 마음 여리고 친절한 부잣집 아가씨 역을 잘 소화하더군요. 뮤지컬 ‘광주’가 왜 이 배우를 꼭 쥐고는 놓지 않고 있는지 알 것도 같았습니다.
저라도 그럴 것 같습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사진제공 | 광주문화재단, 라이브(주), 극공작소 마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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