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파시면 위험합니다” KT, 공사로 통신케이블 절단 막는 앱 만들어

구교형 기자 2023. 5. 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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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착 공사 도중 단절 사례 비중 70%
케이블 매설지역 ‘알림’ 주는 앱 개발
기계장비 업체 시스템과 연동도 추진
KT 충남충북광역본부 기술지원부 서문찬 부장(오른쪽)과 (사)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 서울시회 성광용 회장이 지하 통신 케이블 보호를 위한 ‘광케이블지킴이’ 애플리케이션을 시연하고 있다. KT 제공

2021년 11월11일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KT 통신 서비스가 중단됐다. 공사 도중 실수로 지하 통신 케이블을 절단한 게 원인이었다. 이 사고는 주변 인터넷뿐 아니라 무선 통신과 일부 기업 내부 통신망에도 영향을 끼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역 주민들에게 ‘통신 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용 고객은 유의하길 바란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통신 케이블은 보통 땅 속이나 단자함, 건물 통신실에 숨어 있어 고의로 끊기가 어렵다. 보통 건축이나 토목 공사를 하다 땅을 파는 굴착 작업 중에 훼손되는 일이 잦다. 2일 KT에 따르면 연평균 380여건의 크고 작은 케이블 단선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 유형별 비중은 상·하수도 굴착 26%, 도로공사 굴착 23%, 신축건물 터파기 및 펜스 굴착 18% 등으로 굴착 공사가 약 70%를 차지한다.

단선 사고가 발생하면 통신사뿐 아니라 건설사나 작업자에게도 피해가 간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케이블 복구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시설물은 영업배상 책임 보험에서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게다가 복구 기간 동안 공사 진행이 어려워 금전적 손실을 입게 된다.

KT는 ‘광케이블 매설 지역’ 푯말과 주의 깃발 등을 부착하고 전국적으로 620개 순찰조가 일평균 150km을 주행하며 주요 구간을 점검한다. 하지만 이처럼 공사 현장을 순회하는 것만으로는 사고를 예방하기에 역부족이다. KT가 보유한 통신 관로는 약 14만8000㎞이고, 광케이블은 공중과 지하를 합쳐 약 92만㎞에 달해 일일이 관리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KT는 문제 해결을 위해 공사 현장 주변에 통신 케이블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알려주는 ‘광케이블지킴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 앱을 활용하면 매설 현황을 가장 잘 아는 KT 선로 전문가에게 연락할 수도 있다. KT는 ‘(사)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이 단체 소속 작업자들에게 앱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KT에 따르면 현재 약 3000명이 해당 앱을 사용 중이며, 앱 사용 건수도 매일 500여건으로 집계된다.

또 국내 주요 건설기계 제조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HD현대건설기계의 텔레매틱스 플랫폼과 KT 외부통신시설(OSP) 관리 시스템을 연동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건설기계에 탑재된 텔레매틱스는 장비 위치, 부품 이상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장비 위치 정보와 OSP 관리 시스템의 통신 케이블 정보를 조합해 작업자가 매설 지역에 근접하면 주의 메시지를 보낸다. 현재는 작업자 스마트폰으로만 문자를 보낼 수 있는데 앞으로는 장비에 장착된 디스플레이에 메시지를 보내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서문찬 KT 충남충북광역본부 기술지원부장은 “지하 통신 케이블은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작업자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하기 어렵다”며 “KT는 다양한 방안을 통해 통신 케이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건축업자들이 더욱 안전하게 공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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