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전 분신, 건설노조 간부 사망…노동계 강경 대응 예고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등 노동, 시민단체들이 2일 오전 11시 강원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경찰의 강압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구본호 기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분신을 시도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50대 A씨가 치료 중 사망했다.

2일 경찰과 민노총 등에 따르면 전날 분신 시도 이후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A씨가 숨졌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9시 35분쯤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을 시도했다.

전신화상을 입은 A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분신에 앞서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와 공갈(혐의)이다. 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민노총 건설노조 간부 2명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강원 지역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는 등 공사를 방해하고 현장 간부 급여를 요구하는 등 피해 업체들로부터 8천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다. 현재까지 수사 진행 상황과 수집된 증거자료, 심문 과정에서 기존 입장을 번복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 일부 피해자들이 피의자들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날 오전 11시 민주노총 강원본부 등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강원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과 경찰의 노조 탄압이 건설 노동자의 몸에 불을 붙였다"고 규탄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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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CBS 구본호 기자 bon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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