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만 막을 수 있다면’···바이든, 필리핀 독재정권 가문과 손잡았다
필리핀 대통령으로는 10년 만에
미국 공식 방문···바이든과 회담
안보 동맹 강화·중국 대응 논의
WP “1년 전엔 상상도 못할 일”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필리핀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필리핀의 밀착이 심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양국의 ‘깊은 우정’을 언급했다. 필리핀 대통령의 미국 공식 방문은 약 10년 만이다.
양국 정상은 이날 필리핀 방위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고, 양국의 안보 동맹 강화를 강조했다. 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비롯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전임자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정부 하에서 ‘친중’ 행보를 보였던 필리핀은 마르코스 주니어 정부 들어서 ‘친미’로 방향을 크게 선회했다. 지난 2월 필리핀은 미군에 군사기지 4곳에 대한 사용 권한을 제공했고, 지난주에는 합동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우리는 공동의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고 있으며, 필리핀보다 더 좋은 동반자를 생각할 수 없다”며 “미국은 남중국해를 포함해 필리핀을 지킨다는 우리의 공약에 철통같으며, 필리핀군 현대화를 지속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역시 “지금 아마도 필리핀과 태평양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중국과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오랜 긴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남중국해에서 중국 함정과 필리핀 경비정이 불과 45m 거리까지 근접하는 등 충돌 직전의 위험한 상황까지 치달아 양국 외교부가 서로를 향해 비판 성명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 독재자로 규정했던 마르코스 일가를 가까이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부친은 필리핀에서 20년 동안 장기집권하며 각종 부정부패와 인권 침해를 저지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상원의원 시절 오랫동안 외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마르코스 독재 정권을 비판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국제사회에서 버림받아온 마르코스 일가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며 “불과 1년 전만 해도 (독재자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환대 속에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아시아 동맹국들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지난주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했고, 지난 1월에는 미국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 달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과 호주를 잇따라 방문해 인도·태평양 동맹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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