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美 세이프가드 분쟁서 승소…삼성·LG, 리스크 해소

韓, WTO 소송 제기 5년만…세이프가드 종료에도 유리한 판례 확보에 의미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우리 정부가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두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벌인 소송에서 5년 만에 승소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WTO 분쟁해결기구(DSB)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오전 정례회의에서 한미 간 세탁기 세이프가드 분쟁에 대해 한국 측 손을 들어준 패널보고서를 채택했다.

패널보고서 채택은 승소 확정을 의미한다. 한국이 지난 2018년 5월 WTO에 제소한 지 5년 만에 결론이 난 것이다.

당초 미국 측이 상소를 제기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미국 측이 상소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패널보고서가 채택됐다.

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사진=LG전자 ]

앞서 미국 정부는 2018년 2월 수입 세탁기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자국 업계의 주장을 수용해 세탁기 세이프가드를 시행한 바 있다.

한국산 세탁기의 연간 수입 물량을 제한하고, 이를 넘으면 고율 관세를 매기는 방식으로,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타깃이 됐다.

미국 측 세이프가드는 용량 10㎏ 이상 대형 세탁기에 대해 연간 120만 대까지는 20%의 관세를 매기지만 이를 넘기면 5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세탁기 부품도 5만 개를 넘기면 50%의 관세가 붙었다.

미국의 세탁기 세이프가드는 이미 한 차례 연장을 거쳐 지난 2월 종료됐다. 하지만 세이프가드를 남용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고, 유리한 판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잠재적 불확실성과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이미 미국에서의 직접 생산 체제를 갖춘 만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LG전자는 2018년 12월부터 각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에 세탁기를 생산하는 가전 공장을 가동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미 대응을 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상황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장기화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는 점에서 북미 시장 확대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