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과장섞인 내용” 허은아 “지도부 블랙홀 지긋지긋”

2023. 5. 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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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내년 총선 공천을 거론하며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한일 관계에 대한 옹호 발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태 최고위원은 입장문을 내고 "본 의원실의 내부 보좌진 회의 녹취록이 유출돼 보도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진복 정무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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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과의 대화 관련 언론보도 등 현안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내년 총선 공천을 거론하며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한일 관계에 대한 옹호 발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한 음성 녹취록이 거론된 데 대해 "과장 섞인 내용"이라고 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태 최고위원을 향해 "즉각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고 의원직 사퇴까지 결심하라"고 비판했다.

앞서 MBC는 1일 태 최고위원이 지난 3월9일 의원회관 보좌진을 상대로 "오늘 나 들어가자마자 정무수석이 나한테 '오늘 발언을 왜 그렇게 하느냐. 민주당이 한일관계 갖고 대통령 공격하는 것, 최고위원회 쪽에선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느냐.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하면 안 된다'고 했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긴 음성 녹취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 최고위원은 "그래서 앞으로 최고위원 발언할 때 대통령실에서 다 들여다보고 있다. 당신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는데,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 마이크를 쥐었을 때 마이크를 잘 활용해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어. 그래서 내가 이제부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라고도 했다.

태 최고위원은 입장문을 내고 "본 의원실의 내부 보좌진 회의 녹취록이 유출돼 보도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진복 정무수석은 본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관계 문제나 공천 문제에 대해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녹취록에서 나온 제 발언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공천에 대해 걱정하는 보좌진을 안심시키고 정책 중심 의정활동에 전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과장 섞인 내용"이라며 "국회의원과 그 보좌진 사이 지극히 공무상 비밀인 회의 내용이 불순한 목적으로 유출되고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다시 한 번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과의 대화 관련 언론보도 등 현안에 대해 해명하기 전 목을 가다듬고 있다. [연합]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태 최고위원은 즉각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의원직 사퇴까지 결심해야 한다"고 했다.

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당선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여당 최고위원에게 대통령실에서 주문한 것은 민생도, 국익도 아닌 용비어천가였다고, 거기에 해선 안 될 공천까지 언급됐다는 보도를 해프닝처럼 넘어가려고 하면 안 된다"며 "백번 양보해서 혼자만의 과장이었다는 해명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국민과 나라를 위해 도전했다는 최고위원 자리가 고작 자신의 공천 때문이었다는 고백과도 같은 해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만약 본인이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당은 긴급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영구 제명 등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우리가 대체 어디까지 가야 이 지긋지긋한 리스크 '지도부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있느냐"고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 또한 페이스북에서 "나경원 전 대표에 대해 '대통령과 전혀 조율되지 않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이유만으로 사퇴를 요구하고 초선 연판장으로 조리돌림했던 것을 기억하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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