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양의지 다음은 누구?…반가운 20대 포수들의 약진
‘33.8세’, KBO리그 10개 구단 주전 포수의 평균 나이다.
야구는 흔히 ‘투수 놀음’으로 표현되지만, 그 놀음을 가능하게 만드는 한 축이 포수다. 안정적인 리드와 블로킹, 경기 전반을 읽는 감각, 타석에서의 한 방까지. 각 구단은 그래서 공수 능력을 고루 갖춘 ‘팔방미인’ 포수를 애타게 찾는다.
다만, 포수라는 포지션은 실전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누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투수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나이 어린 포수가 프로에서 당장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운 이유다.
SSG 조형우(21)는 구단의 바람대로 성장세를 탔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샛별이다. 조형우는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8순위)에서 SK(SSG 전신)의 지명을 받았다. 지난 시즌 9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6경기에 출전하며 기회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두산전에서 2루타를 곁들인 ‘멀티 히트’ 활약으로 팀의 10-4 승리에 기여하기도 했다. 본래 강점인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보여준 것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조형우의) 송구 능력은 최대 장점이고, 포구와 블로킹도 좋아졌다. 타격도 괜찮다”면서 “가진 게 많으니 경기에 나가서 키우면 된다”고 칭찬했다.
박동원의 뒤를 받치고 있는 LG 김기연(26)도 염경엽 감독의 믿음을 쌓아가고 있다. 특히, 송구나 블로킹 등 기본기가 단단하다는 게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염 감독은 김기연에 대해 “그 나이대 포수 중에 실력적으로 가장 올라와 있다고 생각한다. 스프링캠프에서 모습을 보고 박경완 코치에게 잘 만들어서 1군으로 올리라고 이야기 했었다”면서 “동원이의 체력과 팀의 미래까지 두루 고려해서 선발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 김동헌(19)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입단 첫해부터 1군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팀에 국가대표 포수 이지영(37)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데도, 벌써 15경기에 출전했다.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범석(19·LG)과 함께 포수 ‘빅2’로 꼽혔던 김동헌은 공수 양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가진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그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대표팀 예비 명단에도 신인 포수 중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잠재력을 가진 젊은 포수들의 약진은 2023시즌의 흥미로운 볼거리 중 하나다. 팀의 미래, 나아가 강민호(삼성)·양의지(두산) 이후 맥이 끊긴 야구대표팀의 포수 계보를 이을 재목은 누가 될까.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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