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폭탄’에 빚 52조인데…임원 연봉 32%↑ [친절한 뉴스K]
[앵커]
물가도 오르며 생활 경제 갈수록 팍팍해지는데요.
지난겨울에 이어 올해도 난방비 지출, 더 나갈 거란 예측도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빚더미라는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연봉을 크게 올렸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어찌 된 건지, 친절한 뉴스, 오승목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리포트]
한낮 기온이 20도를 훌쩍 넘기는 날씨입니다.
봄날 한창에 잠시 잊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난겨울 온 국민을 힘들게 했던 것 중 하나가 '난방비'였습니다.
지난해 도시가스 요금이 네 번 올랐죠.
이제 더 오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가구당 도시가스 연평균 지출액이 약 50만 4천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23% 가까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 조사가 나왔습니다.
올해 각 집 난방비 쓰임이 크게 늘어날 거란 거죠.
이 난방비 오르면, 단순히 집 안을 따뜻하게 하는 데만 돈이 많이 드는 게 아닙니다.
겨울철 공장을 돌릴 때도 난방을 쓰죠.
[정용무/○○세라믹 대표이사/지난2월 : "(가스비가) 한 달에 천5백만 원 정도 썼는데 지금은 한 3천5백만 원 정도 부담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창업한 지 14년 됐는데 아직까지 연료비로 이렇게까지 힘들어 본 적은 없거든요."]
생산비용이 더 들어 물가도 오르는 겁니다.
또 딸기, 토마토 같은 겨울철 시설작물, 난방 쓰죠.
농사짓는 데도 돈이 더 들게 됩니다.
[박준두/방울토마토 농장주/지난1월 : "(난방비 상승으로) 내년도에는 저온성 작물 (농사를) 검토한다든가 아니면 겨울에 휴경해서 봄철에 난방이 들어가지 않은 시기를 활용해야 하는 건가 (고민스럽습니다)."]
하지만 올해도 가스요금은 또 인상될 계획입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 탓이 큰데, 이런 가운데 한국가스공사 임직원 연봉이 크게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이죠.
알리오에 들어가면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상임 임원의 평균 연봉은 1억 7천백여만 원.
전년보다 약 4,000만 원, 30% 증가했습니다.
특히 상임 기관장, 사장 연봉은 43%나 올라 2억 원을 찍었습니다.
정규직 직원 연봉도 1년 전에 비해 6.6% 올라 9천3백여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체 공공기관 임금이 1.4% 올랐는데, 이보다 4배 넘는 상승 폭입니다.
연봉이 크게 상승한 이유는 경영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했기 때문인데요.
경영평가는 해마다 전년도 것을 매깁니다.
C등급부터 성과급을 지급해왔는데, 2020년 D등급에서 2021년 C등급으로 올랐기 때문에 2022년 연봉에 기관장은 6천만 원 넘게, 직원들은 440만 원씩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이전 년도 C 등급 이상일 때의 연봉과 비슷하게 줬을 뿐일 수도 있는데요.
문제는 이 경영 평가 제대로 된 건지, 의문일 정도로 한국가스공사 상황이 안 좋다는 겁니다.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은 계속 악화했습니다.
2020년 28조 2천억 원이던 부채는 2021년 34조 6천억 원으로 22.6% 증가했습니다.
성과급을 준 지난해에는 부채가 52조 원까지 불어났고, 부채비율은 500%까지 치솟았습니다.
빚이 이렇게 많은데 경영평가는 어떻게 올라간 걸까요.
그동안 정부는 100점 만점인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에서 재무 예산 운영·성과 부분엔 5점밖에 할당하지 않았습니다.
심각한 재무 위기에 처한 공기업이더라도, 채용이나 지역발전 등 다른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겁니다.
올해 발표될 경영평가부터 기준이 좀 바뀝니다.
재무관리 항목을 업무효율 항목과 합쳐 '재무성과관리' 항목으로 만들고, 배점을 20점으로 올렸습니다.
부채 비율 등을 고려해 가중치를 조정하는 '유형별 맞춤형 평가' 방식도 새로 도입했습니다.
2분기 가스 요금 인상이 임박했습니다.
서민들의 부담은 더 늘게 됐습니다.
경영평가에서 한 등급 올랐다고 수백에서 수천만 원씩의 성과급을 받는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오승목 기자 (o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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